세계 곳곳에서 적당한 가격의 가성비 군용 드론 수요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효용이 입증되면서다. 5년 뒤 세계 군용 드론 시장 규모는 22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가 주로 사용하는 드론은 사람이 화면을 보면서 조종하는 ‘1인칭 시점(FPV)’ 소형 드론으로, 400달러 수준의 저가형이다. 고성능 고가 스텔스 드론과 달리 소모품처럼 쓰인다. 비용 부담이 덜하고 생산 기간이 짧은 것이 강점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에 튀르키예 드론을 썼지만 최근에는 자체 생산도 하고 있다. 러시아는 주로 이란 자폭 드론 ‘샤헤드’ 등을 대량 구매해 전장에 투입한다. 러시아도 연간 FPV 드론 수백만 대를 생산 중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저가형 드론 확보에 나선 건 효과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대량의 가성비 드론을 활용해 재래식 군사력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한 러시아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러시아 전차, 포병, 해군 함정, 심지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의 전략폭격기까지 파괴하는 데 드론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특히 지난 6월 러시아 내륙의 전략폭격기 기지를 초토화한 ‘스파이더 웹’ 작전에서 가성비 드론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가형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체 파괴 공격의 60~70%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공공안전 기술 기업 액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단돈 500달러짜리 드론이 8250만달러에 달하는 F-35 전투기를 파괴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도 저가 드론이 주도하는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에 대응하고자 ‘리플리케이터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올해 안에 저비용 자율 드론 시스템 수천 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아직 수백 대만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도 고성능 저가형 드론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의 ‘이룽-2’가 유명하다. 미국의 대표적 고성능 드론인 ‘MQ-9 리퍼’의 대체 제품으로 꼽힌다. 가격은 MQ-9 리퍼 대비 15분의 1 수준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가 대량 구매한다.
이스라엘도 올해 5000여 대의 FPV 공격 드론을 구매했다. 가자 지역과 남부 레바논 전투에서 상대방의 FPV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다. 최근 유럽연합(EU)도 유럽 상공에 출몰하는 러시아 드론에 대응하고자 ‘드론월’(Drone Wall·드론 방어망)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큰 안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각국의 드론 수요 증가로 글로벌 군용 드론 시장 규모는 올해 158억달러(약 22조원)에서 2030년 222억달러(약 31조원)로 커질 것으로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는 전망했다. 올해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261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중 군용 드론 비중은 60.5%다.
튀르키예는 드론 수출을 위해 서방 경쟁국과 다른 전략을 펼쳤다. 미국, 유럽 국가와 달리 무기 판매에 인권 기준 등 정치적 조건을 달지 않았다. 아프리카, 중동 등의 국가에 매력적 공급처가 된 요인이다. 튀르키예는 드론산업 협력을 통해 파트너 국가를 자국 국방 생태계에 편입시키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2027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드론 기술을 이전하고 수출 물량의 70%를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방산 대기업 레오나르도와 바이카르는 6월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튀르키예와 이탈리아에서 각각 드론을 공동 조립할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 전쟁 패러다임 바꾼 저가 드론
2일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디펜스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독일과 자국 업체에 드론 1만7000여 대를 주문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무인 항공기 약 1만3000대도 받았다”며 “평균 드론 배송에 걸리는 기간은 5~10일”이라고 밝혔다.우크라이나가 주로 사용하는 드론은 사람이 화면을 보면서 조종하는 ‘1인칭 시점(FPV)’ 소형 드론으로, 400달러 수준의 저가형이다. 고성능 고가 스텔스 드론과 달리 소모품처럼 쓰인다. 비용 부담이 덜하고 생산 기간이 짧은 것이 강점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에 튀르키예 드론을 썼지만 최근에는 자체 생산도 하고 있다. 러시아는 주로 이란 자폭 드론 ‘샤헤드’ 등을 대량 구매해 전장에 투입한다. 러시아도 연간 FPV 드론 수백만 대를 생산 중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저가형 드론 확보에 나선 건 효과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대량의 가성비 드론을 활용해 재래식 군사력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한 러시아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러시아 전차, 포병, 해군 함정, 심지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의 전략폭격기까지 파괴하는 데 드론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특히 지난 6월 러시아 내륙의 전략폭격기 기지를 초토화한 ‘스파이더 웹’ 작전에서 가성비 드론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가형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체 파괴 공격의 60~70%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공공안전 기술 기업 액손은 최근 보고서에서 “단돈 500달러짜리 드론이 8250만달러에 달하는 F-35 전투기를 파괴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 미·중도 저가 드론 경쟁
미국도 저가 드론이 주도하는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에 대응하고자 ‘리플리케이터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올해 안에 저비용 자율 드론 시스템 수천 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아직 수백 대만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중국도 고성능 저가형 드론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의 ‘이룽-2’가 유명하다. 미국의 대표적 고성능 드론인 ‘MQ-9 리퍼’의 대체 제품으로 꼽힌다. 가격은 MQ-9 리퍼 대비 15분의 1 수준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가 대량 구매한다.
이스라엘도 올해 5000여 대의 FPV 공격 드론을 구매했다. 가자 지역과 남부 레바논 전투에서 상대방의 FPV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다. 최근 유럽연합(EU)도 유럽 상공에 출몰하는 러시아 드론에 대응하고자 ‘드론월’(Drone Wall·드론 방어망)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큰 안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각국의 드론 수요 증가로 글로벌 군용 드론 시장 규모는 올해 158억달러(약 22조원)에서 2030년 222억달러(약 31조원)로 커질 것으로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는 전망했다. 올해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261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중 군용 드론 비중은 60.5%다.
◇ ‘공격 드론 강국’ 튀르키예
공격 드론 수요가 급증하자 세계 무대에서 튀르키예도 주목받고 있다. 튀르키예는 가성비 드론 수출국 중 하나다. 튀르키예는 드론을 전략적 동맹 구축의 핵심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튀르키예의 대표적 군용 드론은 ‘바이락타르 TB2’로, FPV 소형 드론보다 비싸다. 하지만 전체 관련 시스템 비용이 약 500만달러로 미국의 MQ-9 리퍼보다 상당히 저렴하다. 제조사인 바이카르는 올해 TB2로 35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튀르키예는 드론 수출을 위해 서방 경쟁국과 다른 전략을 펼쳤다. 미국, 유럽 국가와 달리 무기 판매에 인권 기준 등 정치적 조건을 달지 않았다. 아프리카, 중동 등의 국가에 매력적 공급처가 된 요인이다. 튀르키예는 드론산업 협력을 통해 파트너 국가를 자국 국방 생태계에 편입시키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2027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드론 기술을 이전하고 수출 물량의 70%를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방산 대기업 레오나르도와 바이카르는 6월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튀르키예와 이탈리아에서 각각 드론을 공동 조립할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