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날 언급한 금산분리 예외 조항에 대해 “독점의 폐해가 없는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현재 삼성·SK 등 국내 기업은 첨단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할 때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직접 펀드를 조성하고 굴리는 운용사(GP)가 될 수 없다. 은행도 금산분리에 손발이 묶여 있다. 현행 은행법은 은행의 비금융회사 출자를 15%(비상장사 3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또 간접투자라 하더라도 금융사가 출자자(LP)로 참여한 펀드가 특정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면 출자 한도 규제에 저촉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전략적 산업에 대한 기업과 은행의 대규모 투자에 구조적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달 10일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이 “기업이 GP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한 이유다.
대통령실에서는 삼성·SK 등 기업이 AI·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경우만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이 GP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거나 국민성장펀드 등과 공동 GP 형태로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럴 경우 일각에서 요구하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 완화를 병행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은행의 비금융회사 출자 한도를 완화해 전략산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를 폭넓게 허용하는 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례도 있다.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해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의 의결권 지분을 최대 34%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여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민주당 강령에 따르면 ‘금산분리 원칙을 견지한다’고 돼 있다. 인터넷은행 특례 도입 때 금산분리 훼손을 이유로 반대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에도 같은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조미현/김형규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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