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지수가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자 ‘빚투’(빚내서 투자)와 투자자 예탁금이 동시에 급증하고 있다. 지수가 연내 3700선마저 뚫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면서 개인투자자의 과감한 베팅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23조4928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올해 초 15조6000억원대에서 50% 넘게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빚투 규모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주가 상승 기대에 비례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투자자 예탁금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10일 70조원을 넘어선 예탁금은 29일 76조8084억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경신했다. 예탁금은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신용거래융자 잔액과 예탁금은 연말까지 꾸준히 불어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 3500선마저 손쉽게 돌파했기 때문이다.
빚투 자금을 끌어 쓰는 개인투자자들은 지수 상승이나 정부 정책, 기술 동향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이른바 ‘테마주’에 주로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신용융자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KODEX 코스닥150’ 상장지수펀드(ETF)로 10.45%에 달했다. 남북경협주로 불리는 일신석재의 신용융자 비중이 9.13%로 뒤를 이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으로 조명받은 액침냉각 기술 업체 삼성공조(6.84%) 역시 융자 잔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신용거래가 급증한 종목은 단기 급락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가파르게 오른 증시가 숨 고르기 장세에 들어가면 신용융자 비중이 높은 종목이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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