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모두 키메라, 즉 기계와 유기체의 혼종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사이보그다.” ?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 「사이보그 선언문(A Cyborg Manifesto)」, 1985
스마트폰과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는 이제 우리의 신체에서 뗄 수 없는 일부인 양 사용되고, 음성 비서와 대화하는 일도 너무나 자연스러워졌다. 자율주행차는 도로 위를 달리면서 사람을 나르고, 점점 기계와 인간의 경계는 옅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인공지능(AI)이 스크린을 넘어서 우리의 물리적인 세계로 서서히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AI 의 진화는 이미 ‘모델 크기를 키우는 경쟁’에서 ‘맥락을 누가 더 잘 이해하느냐의 경쟁’으로 옮겨갔고, 앞으로는 이 맥락을 ‘물리적인 현실 세계’와 매끄럽게 통합해내는 플레이어가 승자가 된다.
생각해 보면, 불과 1~2 년 전만 해도 ‘누가 더 큰 파라미터 사이즈를 가진 모델을 만드는가’가 업계의 화두였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AI 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이제 ‘워크플로우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엣지 디바이스 등 다양한 맥락과 AI 를 결합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과 동의어가 되었고, 앞으로는 이 능력이 현실 세계에서 ‘행동’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화두가 될 것이다
지금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은, 이 흐름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준비가 끝났다고 보고 있다. 이제 로봇과 드론, 스마트 인프라의 형태로 물리적인 세계에 자리잡을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AI 는, 단순히 기술적인 진화가 아니라 산업, 그리고 우리 생활의 운영 원리 자체를 바꾸는 플랫폼의 전환을 만들어내는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피지컬 AI(Physical AI)는 지금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전환점을 상징한다. Physical AI 란 인지(Perception), 판단(Judgment), 행동(Action)을 통합, 실제 환경 속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지능을 말한다. 이는 공장 안팎에서 위험한 상황은 없는지 체크하고, 건설 현장의 작업자를 도와 무거운 물건을 나르고, 병원에서 환자를 보조하고, 식당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변화는 세 가지의 힘이 맞물리며 가능해졌다. 첫째는 비전, 언어, 그리고 행동을 연결하는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의 발전, 둘째는 시뮬레이션과 합성 데이터 덕분에 실제로는 위험하거나 드물게 일어나는 상황도 가상 환경에서 수없이 학습할 수 있게 된 점, 셋째는 엣지 컴퓨팅과 하드웨어 소형화로 로봇이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도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지난 2022 년부터 AI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해 온 우리 스케일 아시아 벤처스(Scale Asia Ventures, SAV)의 포트폴리오 역시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클릭 투 비디오(Click-to-Video)’로 잘 알려진 힉스필드(Higgsfield) 는 실시간 비디오 생성 기술을 활용해서 커머스, 게임, 사용자생성콘텐츠(UGC) 시장을 혁신하고 있고, 디매트릭스(d-Matrix) 는 엣지 추론에 특화된 AI 반도체를 개발하면서 산업 현장에 AI 기술을 배포하는 비용과 속도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번 로보틱스(Verne Robotics) 는 로봇 팔이 불과 몇 시간 안에 새로운 기술을 계속해서 학습하도록 해서, ‘로봇 노동력’을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자원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 기업 모두 시작부터 ‘AI 네이티브’로 설계된 기업으로, SAV 는 이들을 통해서 Physical AI 가 단순한 솔루션이 아니라 산업의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플랫폼 시프트’를 위한 동력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한국 스타트업은 어떤 기회를 어떻게 잡아나갈 것인가’이다. 한국은 반도체, 정밀 하드웨어, 로보틱스, 센서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이미 갖고 있다. 동시에 초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이라는 사회적 과제로 Physical AI 의 수요를 누구보다 먼저 만들어낼 조건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내수 시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초기부터 글로벌을 겨냥해야 하고,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부족 문제는 해외 파트너십으로 보완해야 한다.
무엇보다 사람과 직접 맞닿는 기술인 만큼 안전성과 표준화를 확보하는 노력과 함께 사람과 로봇의 공존에 대한 경험을 누구보다 빨리 쌓아나가는 것이 절실하다.
AI 는 지금 모델 경쟁에서 맥락의 경쟁으로, 디지털 세계에서 물리적 세계로, 그리고 이제는 모든 산업을 혁신적인 재편의 단계로 밀어넣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촉발했던 것과 같은 문명사적 전환이 될 것이다. 물류창고에서, 병원 병실에서, 주방과 가정의 거실에서 AI 가 소프트웨어의 모습으로, 그리고 로봇의 모습으로 인간과 함께 일하는 풍경은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남은 과제는 한국이 이 변화의 주변에서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중심에 서서 이끌어갈 것인지다. 지금의 선택과 준비가 한국 스타트업의 향후 10 년, 그리고 Physical AI 시대에서의 위치를 결정할 것이다.
월리 왕은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 '스케일 아시아 벤처스(Scale Asia Ventures, SAV);의 창립 파트너다. 2025년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시드 투자자’에 올랐으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스타트업 현장에서 제품을 개발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후 글로벌 투자사에서 미국 테크 기업 투자를 이끌었고, 현재는 아시아와 실리콘밸리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SAV는 인공지능(AI) 인프라와 응용 분야에 집중하는 실리콘밸리 기반 투자사로, 지금까지 80개 이상의 B2B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했고 그 절반 이상이 ‘AI 네이티브(AI Native)’ 기업이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는 힉스필드(Higgsfield), 크레스타(Cresta), 솔브 인텔리전스(Solve Intelligence), 위비에이트(Weaviate), 슈퍼링크드(Superlinked) 등이 있다. SAV는 한국·일본을 담당하는 벤처 파트너들과 함께 미국·일본·한국·동남아시아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로 확장할 수 있도록 시장 진출, 인재 채용, 후속 투자를 지원한다.
SAV는 인공지능(AI) 인프라와 응용 분야에 집중하는 실리콘밸리 기반 투자사로, 지금까지 80개 이상의 B2B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했고 그 절반 이상이 ‘AI 네이티브(AI Native)’ 기업이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는 힉스필드(Higgsfield), 크레스타(Cresta), 솔브 인텔리전스(Solve Intelligence), 위비에이트(Weaviate), 슈퍼링크드(Superlinked) 등이 있다. SAV는 한국·일본을 담당하는 벤처 파트너들과 함께 미국·일본·한국·동남아시아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로 확장할 수 있도록 시장 진출, 인재 채용, 후속 투자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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