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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폐교 부지에 3000가구"…실효성 논란

입력 2025-10-03 16:39   수정 2025-10-03 23:53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9·7 부동산 대책)를 위해 도심 내 학교와 폐교 부지 등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학교 용지 면적이 넓지 않고 용도변경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 반대가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교 용지 활용 위해 특별법 추진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도심 내 학교, 폐교 부지 등을 활용해 공공주택, 교육, 생활 사회기반시설(SOC) 등을 복합개발한 뒤 2030년까지 수도권에 3000가구 이상을 착공할 계획이다. 어린이집, 과학관, 평생교육시설 등 교육시설과 도서관, 수영장, 체육관 등 SOC를 주택과 함께 제공한다.

먼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민간 등이 소유한 미사용 학교 용지 중 입지 좋은 곳을 대상으로 3000가구 이상을 수도권에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학교 용지 복합개발 특별법’을 제정해 지속해서 후보지를 발굴하고 체계적인 추진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매년 현황을 검토해 장기간 학교 설립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곳은 용도를 해제할 것”이라며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용지 활용은 긍정적 측면이 있다. 폐교 등이 활용되지 못하면 주변 지역 슬럼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폐교는 1368개(지난 3월 기준)에 달한다. 폐교의 장부 가치만 2조3048억원이다. 수도권도 서울 6곳 등 160개다. 지자체도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서울시는 강서구 공항고가 이전한 자리를 유스호스텔 등 교육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학교 용지는 거주지 중심에 있고 교통이 편리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공급 효과 크지 않을 수도
문제는 폐교 부지를 이용한 주택 공급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힘들다는 점이다. 학교 용지는 기본적으로 교육시설로만 활용이 가능하다. 다른 용도로 이용하기 위해선 지자체가 도시계획 시설에서 해제해야 한다.

해제 후 사용도 제한적이다. 임대주택 등을 지을 수 있지만 용적률이 높지 않다. 전용주거지역은 100%, 1~3종일반주거지역은 120~200%다. 특별법 제정 전까지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폐율과 용적률이 낮게 제한돼 주택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을 제정해 주택을 짓더라도 공급 부족 해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부지 자체가 작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전을 준비하는 서울 서초구 청담고 면적은 1만1608㎡에 불과하다”며 “대부분의 학교가 1만㎡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교 용지를 본래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주민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 향후 학교가 필요할 때 다시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저층을 학교로 쓰고 그 위에 다양한 시설을 들이는 복합개발이 활성화돼 여러 차례 벤치마킹을 시도했지만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주변 지역 주민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주택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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