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한국 배당주 ETF의 순자산은 총 5조9482억원이다. 지난해 말 1조4700억원이던 순자산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네 배 증가한 것이다. 그동안 국내 상장 배당주 ETF의 대부분을 차지해온 미국 배당 상품 순자산은 같은 기간 5조5611억원에서 7조633억원으로 1조5022억원(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금과 같은 성장 추세를 감안하면 조만간 한국 배당주 ETF 순자산이 미국 배당주 ETF보다 많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미국 중심으로 투자해온 ‘배당족’이 한국 배당주 ETF로 눈을 돌린 계기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다. 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취지의 상법 개정안이 올해 두 차례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도 논의 중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 또한 기대에 못 미친 기존 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국내 기업의 배당 성향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해외 배당소득 과세와 관련한 논란이 많았던 점도 한국 배당주 투자 유인으로 작용했다. 연초 세법이 바뀌면서 절세계좌 내 해외펀드 배당소득에 적용하던 과세 이연 혜택이 사라진 바 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주주환원 정책 기조는 현 정부 임기 내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중 갈등으로 중국으로 갈 글로벌 투자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만큼 한국 배당주 매력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의 순자산도 작년 말 2283억원에서 올해 6761억원으로 세 배가량 늘었다. 개인투자자가 꾸준히 한국 배당주 ETF를 매수하고 있는 만큼 순자산 1조원 이상 ETF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시장이 커지자 최근에는 차별화 전략을 적용한 한국 배당주 ETF가 쏟아지고 있다. 자사주 소각이 기대되는 배당주를 높은 비중으로 편입한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가 대표적이다. 상장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순자산이 1000억원에 달한다. 감액배당하는 기업을 담은 ‘SOL 코리아고배당’도 지난달 23일 상장되자마자 215억원의 개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KIWOOM 한국고배당&미국AI테크’는 국내 고배당주에 70%, 미국 인공지능(AI) 기술주에 30%를 투자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잡는 하이브리드 상품이다. AI 기술주에서 얻은 수익으로 국내 고배당주를 추가 매입해 배당금을 늘리는 게 특징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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