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가 자신이 대리한 재판에서 타인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서류를 증거로 제출했더라도 소송행위의 일환으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달 4일 개인정보를 누설했다며 전모씨가 변호사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이 변호사는 다단계 사기 사건에 연루된 A씨와 B씨 사이 민사 분쟁 사건에서 B씨를 대리하면서 전 씨와 C 씨가 맺은 계약서 사진을 확보했다. 이 계약서에는 '전씨는 C씨에게 소송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C 씨가 수수하는 피해보상금 50%를 지급받는다'는 내용으로 전 씨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었다.
이 변호사는 "A씨의 주장은 변호사 자격 없이 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브로커 전씨에 의해 왜곡된 일방적 주장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기 위해 이 계약서 사진을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자 전 씨는 "이런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며 자신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담긴 증거를 법원에 제출한 것은 위법하다며 B 씨와 이 변호사를 상대로 4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모두 이 변호사가 보호받아야할 개인정보를 누설했다며 30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법원에 제출하는 개인정보도 보호 대상이라는 취지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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