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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안 받겠다" 선언하더니…父 사망 후 변심한 자식 결국 [김앤장 가사상속·기업승계 리포트]

입력 2025-10-06 13:54   수정 2025-10-07 08:57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주도해 온 60세 이상 고령층의 순자산은 작년 기준 약 4300조 원을 넘어섰다. 전체 가계 자산의 절반 이상이며, 계속해서 더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속 분쟁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2024년 기준 법원에 접수된 상속 재산 분할 심판청구는 3075건에 달한다. 2014년 771건에 비하면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도 2013년 663건에서 2022년 1872건으로 크게 늘었다.

모든 부모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자식들이 유산을 두고 싸우지 않길 바란다. 사업체의 경영권이나 주식을 물려줘야 할 경우라면 상속 분쟁은 한 기업의 흥망성쇠를 쥐고 흔들게 되기도 한다. 미리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상속 계획을 잘 세워둬야 하는 이유다.
상속 목표에 맞는 승계 방안 검토해야
먼저 내가 원하는 상속 방안이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 모든 자식이 한치의 서운함도 느끼지 않도록 공평하게 나눠주는 게 목표인지, 특정 자녀에게 많이 물려주되 다른 자녀들이 후에 유류분 소송을 제기해 다투는 일은 안 생기도록 하고 싶은지, 절세 방안이 가장 시급한지 등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 후 목표에 맞춰 생전 증여, 유언, 유언대용신탁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승계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법에서 정한 요건을 잘 지켜 유언을 해두는 것은 상속 분쟁을 예방하는 데 핵심 요소다. 유언이 있으면 그에 따라 재산을 나누면 된다. 그러나 유언이 없다면 상속인 전원이 참여해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해야 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격화하고, 가족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훼손되는 경우를 오랫동안 가정법원에서 가사전문법관으로 일하며 수없이 봤다. 누가 봐도 한 핏줄인 형제자매가 법정에서 심하게 다투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는 건 늘 안타까웠다.

피상속인에겐 유언의 자유가 있다. 원칙적으로는 자기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언할 땐 그 내용이 유류분을 침해하지 않는지 잘 살펴야 한다. 유류분제도가 유언의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유언의 자유' 제한하는 유류분 제도
유류분이란 피상속인의 유증(유언에 의한 증여)이나 생전 증여가 있더라도 상속 재산 중 최소한의 법정비율은 상속인에게 남겨둔 몫이다. 피상속인이 전 재산을 특정인에게만 주고 싶어도, 법은 상속인이 일정 부분은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 직계비속과 배우자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1/3이다. 유류분보다 적게 받은 상속인은 자신의 몫보다 많이 받은 상속인이나 제삼자에게 부족한 부분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다.

유류분제도는 유족의 생존권을 보호함과 동시에 상속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상속 재산에 대한 기대를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생겼다. 하지만 생활 능력이 충분하거나 유대 관계가 끊어진 상속인에게까지 유류분을 보장하는 건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돼 왔다. 과거에는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되는 경우에도 법정상속분의 1/3에 해당하는 유류분이 보장됐지만,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이 부분 유류분 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 형제자매는 더 이상 유류분 청구를 할 수 없게 됐다.

상속 개시 전 유류분을 포기하는 건 인정되지 않는다. 부모가 살아 계시는 동안 "나는 부모의 유산은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자식도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상속개시 후에는 유류분을 포기할 수 있다.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할 땐 공평을 위해 피상속인이 사망할 때 가지고 있던 재산뿐만 아니라 생전에 증여한 재산도 포함하고, 그 재산의 가액 산정은 상속 개시 당시를 기준으로 한다. 만약 증여받은 부동산을 상속 전에 처분했는데 상속 개시 시점에 부동산 시가가 크게 올랐다면 부동산의 가액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이때는 처분 당시의 가액을 기준으로 상속 개시 시점까지의 물가변동률을 반영해 산정한다. 현금 증여의 경우에도 상속 개시 당시까지의 물가변동률을 반영해 그 가액을 산정한다.

유류분 반환청구의 상대방이 된 유증 또는 증여받은 자는 증여받은 목적물을 원물로 반환하는 게 원칙이다. 기업을 승계한 상속인 측이 다른 상속인들에게 주식을 원물로 반환해야 할 경우 기업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고,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속 계획을 세울 땐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각별히 검토해야 한다.

기업을 승계한 후계자가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한 경우 이를 유류분 사건에서 참작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될 수 있다. 기여분과 유류분의 관계에 대한 법 규정이 없어 그동안 유류분 반환 소송에서 기여분을 주장하는 건 불가능했다. 기여를 고려하지 않는 건 형평에 반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행스러운 건 최근 헌재가 기여분 규정을 유류분에 준용하지 않은 민법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했다. 향후 기여분에 대한 입법으로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모가 평생 일궈온 재산이 분쟁의 씨앗이 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상속 계획을 세워야 할 시간이 왔다. 깊이 고민하고 잘 준비한 유언만이 남은 가족의 평화와 안정된 삶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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