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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핵심 전력반도체…中은 뛰는데 韓은 '걸음마'

입력 2025-10-08 17:14   수정 2025-10-09 00:17

국내 전력반도체 팹리스 A사는 데이터센터, 고속 충전기 등에 들어가는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반도체 개발을 마치고 생산에 착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국내 어디서도 대규모 양산이 가능한 수탁생산 공장(파운드리)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실제 양산은 독일, 대만, 싱가포르에 있는 전문 파운드리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

20여 개 한국 전력반도체 팹리스가 겪는 고충은 A사와 똑같다. 국내에 전력반도체 공장(팹)이 없으니 설계 단계부터 먼 길을 오가며 시제품을 점검하고 양산 단계에서 해외로 또 나가야 한다. A사 대표는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근거리에 있는 유럽 미국 중국 등과 달리 국내 전력반도체 생태계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아무리 뛰어난 제품을 설계해도 부가가치의 절반 이상이 해외 제조업체에 돌아가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핵심 분야 100% 해외 의존

전력반도체 등에 쓰이는 화합물반도체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없어선 안 될 요소로 꼽힌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반 ‘에너지 고속도로’, 6세대(6G) 통신망 등에 들어간다. 초고온·고압 환경에서 견디는 내구성이 필요한 항공, 우주, 국방 분야에서도 필수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에 따르면 실리콘카바이드(SiC)와 GaN 중심의 글로벌 화합물반도체 디바이스 시장은 2024년 121억달러에서 2030년 254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3%로 전체 반도체산업(7%)의 두 배에 가까운 속도다. 현재 전체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10% 미만인 화합물반도체 비중도 2030년까지 3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화합물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대비 10배 이상의 열전도성을 지녀 고온 환경에서 내구성이 강하다. SiC 기반 화합물반도체는 1000V 이상 고압에서도 이상 없이 작동해 유지·보수 비용을 최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 SiC는 필요 전압이 높은 전력망이나 신재생 발전소, 전기차 등에, GaN은 데이터센터, 통신 설비 등에 쓰인다.

한국도 글로벌 시장에서 화합물반도체가 상용화되기 이전인 1992년부터 이 기술을 육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예산을 투입하지 못해 지금까지 국내 화합물반도체 역량은 걸음마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한국 SiC 반도체 기술은 유럽과 미국 대비 70~82%(2022년)에 그친다. GaN 반도체 기술은 68~78% 수준이다.
◇세계는 중국발 빅뱅
한국이 지지부진한 사이 세계 전력반도체 시장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6인치 SiC 웨이퍼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추자 지난 7월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울프스피드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대만 TSMC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2027년 이후 GaN 파운드리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글로벌 기업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온세미는 미국 애리조나와 체코에, 인피니언은 독일 드레스덴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8인치 SiC 표준 선점에 나섰다. 일본 로옴은 2023년부터 신규 공장 부지를 확보해 8인치 SiC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ST마이크로는 테슬라, 온세미는 폭스바겐과 협약을 맺고 합종연횡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정부도 8월 SiC 전력반도체를 정부가 키울 15개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했지만 글로벌 시장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내년 차세대 전력반도체 개발에 투입하기로 한 예산은 250억원에 불과하다.

민수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연구용 팹 대비 부족한 테스트·양산 파운드리를 육성해 사업화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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