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은 지난해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면서 시작됐다. ‘AI 대부’로 평가받는 힌턴 교수는 2013년 자신이 개발한 AI 이미지 인식 기술이 인수돼 구글에 합류했다가 2023년 구글을 떠났다. 이어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3명) 명단에는 구글 AI 조직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 연구원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미셸 드보레 예일대 명예교수는 구글 양자 AI(Google Quantum AI) 수석과학자다. 존 마티니스 미국 UC샌타바버라 명예교수 역시 2014년 구글에 합류해 2020년 구글을 떠날 때까지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 달성을 목표로 유용한 양자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구글뿐만 아니라 미국 빅테크 대부분이 대학의 천재급 연구자를 영입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오픈AI는 악샤이 자가디시 UC버클리 교수를 영입했는데 실리콘밸리에선 신경과학과 AI를 결합한 ‘뉴로(Neuro) AI’ 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메타가 초지능연구소를 설립해 AI 분야 천재급 연구자를 싹쓸이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빅테크들은 연구자를 채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 연구자에게 연구비를 제공하거나 대학과 공동 연구센터를 세우는 방식으로 학계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기업의 사외이사 제안을 받아도 각종 행정 절차 때문에 엄두조차 못 내는 한국의 현실에서 노벨상 수상자 배출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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