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D는 지난 6일 “오픈AI에 총 6GW 규모 AI 가속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AI 가속기는 AI 학습·추론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로, HBM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하나로 묶어 만든다. 엔비디아의 B200, AMD의 MI350 등이 대표적인 AI 가속기다.
AMD는 우선 내년 하반기 HBM4(6세대 HBM)가 들어가는 1GW 규모 차세대 AI 가속기 MI450을 오픈AI에 공급한다. 진 후 AMD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픈AI와 맺은 계약으로 수백억달러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AMD AI 가속기를 사주는 대가로 AMD 지분 10%(약 1억6000만 주)를 주당 1센트에 순차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AMD가 1GW 단위의 AI 가속기를 납품할 때마다 오픈AI는 주식 매입권을 얻는다. 오픈AI는 AMD 주식을 매각해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AMD가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AMD와 돈독한 HBM 협력 관계를 맺은 삼성전자가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올인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AMD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AMD의 주력 AI 가속기인 MI350에 HBM3E(5세대 HBM)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픈AI용 AI 가속기 MI450에 들어가는 HBM4 납품전에서도 삼성전자가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변수는 SK하이닉스가 HBM 생산능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고, 미국 마이크론도 HBM4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떤 업체가 가장 먼저, 많이 공급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은 최근 보고서에서 AI용 D램 시장이 2025년 430억달러에서 2027년 112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D램 매출에서 AI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3%에서 53%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AI산업 트렌드가 대규모 데이터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산하면서 고성능 HBM뿐만이 아니라 그래픽D램(GDDR), 저전력D램(LPDDR) 등 범용 D램도 모듈 형태로 AI 서버에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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