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교수 채용에 합격하고도 스스로 포기한 사례가 최근 3년8개월 동안 14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연구진 사이에서 서울대조차 ‘최우선 선택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서울대 신입 채용 교수 임용 포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현재까지 신규 임용 후보자 14명이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자연과학대와 공과대 등 이공계 출신이 9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학과별로는 컴퓨터공학부 2명, 산업공학과 2명, 전기정보공학부 1명, 화학부 1명, 물리·천문학부 1명, 지구환경과학부 1명, 데이터사이언스학과 1명 등이었다. 인문사회계열인 경제학부에서도 2명이 최종 임용을 포기했다.
학계에서는 이들이 해외 대학이나 기업 등 더 나은 처우를 제시하는 곳을 선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젊은 교수들 사이에서 낮은 성과 보상 시스템으로 인한 문제 제기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신입 교수 채용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도 우수한 인재들이 빠져나가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보상 체계를 손질하기로 했다. 지난달 정년 보장 교수를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교원 성과를 4단계로 나누고 기준 성과급을 기준으로 최대 200% 차이가 나도록 설계했다.
학계에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해외 대학 대신 한국 대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연구 친화적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 의원은 “대한민국 최고 대학 교수 임용을 포기하는 것은 열악한 처우와 연구 환경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젊은 인재를 유인할 근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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