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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가 대웅제약 자회사 및 관련 업체 등 7곳을 압수수색했는데, 그 배경이 리베이트 관련 수사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대웅제약 관계자로 추정되는 공익 제보자가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의 불법 리베이트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애초 사건은 올해 4월경 성남중원경찰서가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으나, 이후 경기남부경찰청이 사건을 이관받아 재수사에 착수한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고려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의료인 1000여 명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제약사가 판매하는 의약품은 정식 허가를 받아 안전성이 확보된 것일 텐데, 경찰은 왜 이런 수사를 벌이는 걸까요.
리베이트=뇌물?
먼저 리베이트라는 단어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rebate라는 영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할인', '환불'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리베이트'를 "판매자가 지급받은 대금의 일부를 사례금이나 보상금의 형식으로 지급인에게 되돌려주는 일. 또는 그런 돈"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리베이트라는 용어만으로 그런 돈의 제공이나 수령이 위법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뇌물' 같은 단어와는 다른 것입니다. 이는 리베이트가 법률용어가 아니라 통용되는 용어이기에 그렇습니다.

반면 약사법에서 리베이트는 "부당한 경제적 이익 등"이라고 정의되어 있고, 구체적으로는 "의약품공급자 및 의약품 판촉영업자가 의약품 채택·처방유도·거래유지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약사·한약사·의료인·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 등"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가 통칭 의약품 리베이트라고 부르는 것은 제약사 등 의약품공급자가 의사 등 의료인에게 의약품을 채택, 처방유도, 거래유지 기타 판매촉진을 위하여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을 의미합니다(참고로, 의료기기와 관련한 이같은 경제적 이익 제공도 금지됩니다).
얽히고 설킨 의약품 시장
의약품은 시장 구조가 매우 특이합니다. 최종 소비자가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의약품을 얼마나 사용할지에 관한 의사결정은 의료인 등 제3자가 합니다. 환자는 여기에 개입하기 어렵습니다.또한 건강보험으로 의약품 구매 비용이 일정 비율 보조되는 경우가 많고, 이는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의약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통상 제약사), 의약품의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통상 의사), 의약품 구매 비용을 부담하는 사람(환자 또는 건강보험)이 다른 구조로 이뤄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약품 공급자는 실제 소비자인 환자보다는 의사결정자인 의사를 상대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의약품 채택·처방유도·거래유지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는 ① 환자의 이익과 동떨어진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② 의약품 자체의 혁신과 발전보다는 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을 통한 영업이 성행하며, ③ 건강보험이라는 국민 전체의 건강을 책임지는 사회보장제도가 흔들리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정부·법원의 시각은
정부도 2009년경 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제공이 적발되는 경우 약가를 인하할 수 있도록 하고, 2010년에는 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을 제공받은 자도 처벌하는 쌍벌제를 도입했습니다. 이후에도 의료인이나 제약사에 대한 처분기준 강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제공행위를 근절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법원도 이에 부응했습니다. 외관상 적법한 금품 수수 형태를 취하더라도 실질이 부당한 경제적 이익 등의 제공이라면 위법하다고 보는 등 폭넓은 규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계약대금의 지급 및 자문료, 강의료, 설문조사료 지급의 모습을 띠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이를 빙자해 제약사가 에이전시 업체를 통해 의사 등에게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제약사의 계약대금 지급 등은 약사법 등 관련 법령에 의하여 금지되는 경제적 이익의 제공에 해당할 수 있다." (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4도17823 판결)
약사법 벗어나면 '강력 처벌'
실무상 의약품공급자가 의료인에게 일정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회 관련 지원, 견본품 제공, 임상시험 지원 등이 그렇습니다. 현행 법령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에서는 이같은 경제적 이익 제공을 허용하고 있습니다(약사법 제47조 제2항 단서 등).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영업사원들이 의사들에게 도시락 제공, 기념일 선물, 식사 비용 결제 등 규제를 벗어난 경제적 이익 제공이 벌어집니다. 이 경우 수사기관은 대부분 처벌을 목적으로 강하게 수사하게 되고, 관할 행정청은 법에 정해진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리게 됩니다.
증거가 명확한 경우 관련된 제약사는 업무정지 등의 처분을 받게 되고, 의료인은 면허정지부터 최대 면허 취소 처분은 물론 규모에 따라 징역형까지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한번 걸리면 큰일 나는 리베이트(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제공), 서로 주지도 받지도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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