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953.76
(72.69
1.81%)
코스닥
876.81
(21.36
2.38%)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美와 무역담판 앞두고…희토류 수출 통제 더 조인 中

입력 2025-10-09 17:48   수정 2025-10-10 00:49

중국이 희토류와 관련 기술에 대해 강화된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놨다.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희토류 패권을 또다시 협상 지렛대로 꺼내 든 것으로 분석된다.
◇희토류 역외 생산도 조준

중국 상무부는 9일 홈페이지에서 ‘역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날 발표에서 사마륨, 디스프로슘, 가돌리늄, 터븀,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대 희토류와 이들로 만든 합금·산화물을 수출 통제 품목으로 지정했다. 이들 물자를 수출하려면 중국 상무부가 발급하는 ‘이중 용도(군용·민간용) 물자 수출 허가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번 조치의 가장 큰 특징은 ‘역외 생산품’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중국산 희토류 원소를 함유·혼합·결합한 해외 제조 자석·소재뿐 아니라 중국의 채굴·정제·분리·제조·자원 회수 기술이 사용된 해외 생산품도 통제 대상이다. 중국산 희토류가 소량이라도 들어간 제품은 제3국에서 생산되더라도 중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해외 군수기업, 중국 정부의 ‘수출 통제 관심 리스트’에 오른 기관과 그 자회사(지분 50% 이상)에 대해선 희토류 수출을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군사 부문이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1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반도체(로직칩), 256층 이상 메모리 반도체, 이들 반도체의 제조·테스트 장비에 쓰일 희토류, 잠재적으로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AI) 연구개발용 희토류 수출에 대해선 개별 심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반도체 기업도 이번 조치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별도 통지문 4건을 발표해 공업용 다이아몬드 등 초경질 원자재와 희토류 제련·처리 등에 관련된 설비, 홀뮴 어븀 툴륨 등 중희토류 관련 물자, 리튬 배터리와 인조 흑연 음극재 관련 물자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들 대상의 수출 통제는 오는 11월 8일부터 시행된다.
◇美와 ‘기싸움’ 성격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희토류 채굴의 70%, 분리·정제의 90%, 자석 제조의 93%를 장악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중국은 단순한 원소·광물 중심 통제에서 벗어나 AI·반도체·국방산업 전반을 겨냥한 ‘정밀 제재’ 체제로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이번 결정이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에서 “희토류는 이중 용도 품목인 만큼 수출 통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조치”라며 “최근 일부 해외 조직과 개인이 중국산 희토류를 불법적으로 군사 영역에 전용해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단순한 무역 제한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희토류 통제 카드를 꺼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수출 통제 조치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지난 4월에도 희토류 수출 제한을 단행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당시 미국 자동차 공급망이 흔들리자 트럼프 행정부는 부랴부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나섰다. 이후 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수출 재개 약속을 받아냈지만 그 대신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완화해야 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전쟁에서 희토류를 중요한 패로 쓰는 전략이 먹힌 것이다. 중국이 이번에 훨씬 더 세진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낸 데 대해 ‘미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레이슬린 바스카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이번 조치의 시점은 매우 전략적”이라며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새로운 ‘말’을 올려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