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 사회초년생 등 초보운전자를 상대로 차량 주행을 가르치는 불법 운전강습이 중고거래 플랫폼 및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성행하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불법 운전강습 단속 건수는 2022년 24건에서 지난해 145건으로 약 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초보운전자와 사설 강사들은 주로 ‘당근마켓’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습 거래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온라인에선 ‘운전연수 강사를 구한다’ ‘괜찮은 강사를 추천해 달라’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수업이 이뤄지는지 등 연수 후기를 자세하게 적은 글도 다수 게시돼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운전연수’라고 검색하면 수십 개 관련 대화방이 검색된다. 쿠팡 등에선 연수 전용 브레이크 봉을 판매할 정도로 사설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사설 강사들은 백화점 지하 주차장, 좁은 골목길, 사거리 우회전 연습 등 수강생이 원하는 코스를 포함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어떤 강사는 초보운전자의 집까지 찾아가거나 일부는 장난감 자동차를 준비해 어려운 코스 공략 방법을 알려주는 등 맞춤형 수업을 하기도 한다.
초보운전자가 불법 연수를 선택하는 이유는 저렴한 수업료 때문이다. 보통 사설 연수는 총 4회(150분 기준)에 30만~40만원가량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합법 운전학원이 60만~7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합법 운전학원 수가 전국에 338곳 정도인 것도 사설 시장을 키우는 이유 중 하나다. 강습 희망자가 학원까지 찾아가기 어려운 경우 불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설 운전강습을 받는다.
강사들은 주로 다니던 직장을 관둔 중·장년층이 많다. 풍부한 운전 경험이 있지만, 잠시 일을 쉬고 있는 이들로 용돈벌이를 위해 사설 강사로 활동한다. 경기 용인에서 만난 김모씨(53)는 “군 복무 당시 운전병을 한 경력을 내세워 초보운전자 모집 홍보에 나섰다”며 “노하우를 전수하고 쉽게 돈을 버는 고수익 단기 알바(아르바이트)로 소문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간헐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은밀하게 벌어지는 불법 운전 연수를 근절하기엔 역부족이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운전 연수가 안전이 검증된 차량과 시스템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현실성 있는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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