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투자산업의 팰런티어가 될 겁니다.”
핀테크 스타트업 코어16을 창업한 조윤남 대표는 최근 한경닷컴과 만나 “금융투자 의사결정을 돕는 인공지능(AI) 엔진을 만들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증권업계의 1세대 퀀트 애널리스트로,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대신경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코어16은 작년 1월 설립돼 아직 두돌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AI가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코어16 업종 내 최우량주 ETF(CORE16 Best of Breed Premier·티커 BOBP)’를 상장시켰다고 소개했다. 한경닷컴의 AI알고리즘 종합플랫폼 한경유레카에 입점해 매일 1~5개 종목을 추천하고 있기도 하다.
코어16이 개발하는 AI 엔진의 특징은 조 대표의 전문 분야인 계량분석(퀀트)을 바탕을 뒀다는 점이다. 다양한 경제·산업·종목 지표를 조합해 자체적으로 새로운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 주식시장과 종목의 주가를 예측한다.
조 대표는 “작년에 주식시장을 공포에 떨게 했던 ‘샴의 법칙’과 같이 상관관계가 나타났던 여러 지표 중 인과성을 확인한 지표만 활용한다”며 “기존의 지표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그것을 보완해줄 지표를 조합해 완전히 새로운 지표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종목을 선정하는 지표는 가격, 거래량, 투자주체별 수급, 재무제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등으로 만든다. 이중 어떤 지표에 더 초점을 맞춰 종목을 선별할지에 대한 결정은 아직 사람과 AI가 병행한다고 한다. 증권사에서 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를 하다가 최근 코어16에 합류한 양해정 상무가 AI와 협력해 지표를 선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조 대표는 전했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정량적이지 않은 이벤트들에서도 매수·매도 신호를 찾는다. 조 대표는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로 미국의 관세 정책, 엔비디아로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 펀더멘털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다는 증권가의 평가 등을 꼽았다. 이처럼 다양한 변수들 각각의 중요성을 판단하고, 각 변수가 주가나 실적에 영향을 줄 확률을 계산해 종목 선정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같은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이용자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다른 신호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주를 전혀 보유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는 삼성전자를 매수하라는 신호가 나올 수 있겠지만, SK하이닉스를 큰 비중으로 보유한 이용자에게는 삼성전자 매수 신호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작년까지는 전체 주식시장을 판단하는 알고리즘을 구성해 나가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코스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등 주가지수, 즉 전체 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 가능성을 가늠한다. 경기에 민감한 선행지표인 국제유가, 구리 가격, 시장 금리 등을 조합한 지표들을 활용한다. 만들어낸 지표들은 과거 데이터에 대입해 검증한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을 판단할 때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건 외국인 수급이라고 조 대표는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서는 등 환율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모양새를 갖춰가는 AI 엔진으로 운용되는 ETF인 BOBP를 미 증시에 상장시킨 점도 눈길을 끈다. 정확하게는 패시브 ETF인 BOBP가 추종하는 ‘코어16 업종 내 최우량주 프리미어 지수’의 편입 종목과 현금비중을 AI를 활용해 재조정(리밸런싱)해 나간다. S&P500지수 편입 종목 중 50개를 골라낸다.
조 대표는 “BOBP의 가장 큰 강점은 분산투자에 따른 안정성”이라며 “백테스트(과거 데이터를 대입해 종목 선정 기준을 검증하는 분석 방법) 결과 채권 ETF보다도 변동성이 낮았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S&P500지수 대비로는 수익률이 높지 않다고 한다. ‘7개 대형 기술주(매그니피센트7)’에 집중된 ‘AI 랠리’가 신고가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매그니피센트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뜻한다.
조 대표는 “매그니피센트7의 바통을 이어받기 전까지 소외됐던 브로드컴이나 오라클을 미리 담아 최근 수익률을 끌어올렸다”며 “주식시장이 흔들리게 되면 BOBP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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