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10일 14:4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무신사가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에 국내외 주요 증권사 10곳 이상을 초청했다. 이례적으로 많은 증권사가 참여하는 PT다. 이를 두고 자본시장에서는 "이번 PT는 무신사가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업가치 컨설팅"이라는 평가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이달 말부터 IPO(기업공개)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증권사 6곳, 해외 증권사 5곳 등 총 10여 곳에 PT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때도 국내외 대다수 증권사에 요청서를 보낸 데 이어 PT까지 대규모로 진행하는 것이다. 통상 상장 주관사 PT에는 5곳 내외의 증권사가 참여하지만, 무신사는 대규모 IPO를 주관할만한 역량이 있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를 사실상 모두 초청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PT를 단순한 주관사 경쟁이 아니라 ‘기업가치 컨설팅’의 성격으로 본다.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이미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한 무신사가 단순한 기업가치 산정보다 어떻게 해야 기업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주관사 선정을 앞두고 무신사가 내부에서 구상한 성장 시나리오를 증권사에 이미 공유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각 증권사가 제시하는 상장 청사진과 향후 기업 성장 전략 등을 비교해 내부 상장 전략을 다듬으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무신사는 실적 기반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유니콘 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상반기 매출 6705억원, 영업이익 589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22% 증가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20~30대 중심의 압도적인 트래픽, 입점 브랜드 생태계의 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주관사 경쟁에 참여한 대부분의 증권사는 무신사의 기업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실제 비상장 주식 거래 과정에서 무신사의 시장가치가 약 3조~4조원 수준으로 평가된 것과 대비된다. 무신사가 향후 어떤 성장 스토리로 시장을 설득할지가 상장의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 확장과 패션 특화 플랫폼을 무신사의 미래를 위한 핵심 키워드로 꼽는다. 쿠팡이나 네이버쇼핑과 달리 무신사는 ‘패션 특화’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오프라인 점포와 브랜드 사업을 병행하는 중이다.
기존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 이미지를 넘어 브랜드와 콘텐츠, 커머스를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국내 뿐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도 판매망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가 10조원대 밸류의 현실화를 가를 변수라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주관사 선정 절차를 단순한 상장 준비가 아니라 향후 기업가치 10조원을 현실화하기 위한 전략 수립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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