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10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일들이 이젠 더없이 익숙해진 것만 봐도 그렇다. 스포티파이가 개인의 취향을 읽어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고, 넷플릭스가 개인이 보고 싶은 드라마를 먼저 발견해 추천하며, K팝 시장에서 버추얼(가상) 아이돌이 버젓이 활동하는 모습은 우리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미술관도 단순히 보는 전시에 멈추지 않는다. 관람객의 움직임이나 말에 따라 작품이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체험형 전시는 세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상이 바뀌면 사람도 바뀐다. 고객은 화면 속 광고를 빠르게 건너뛰고, 브랜드 메시지는 노이즈 속에 묻히기 일쑤다. 인공지능(AI)이 기획부터 제작, 유통, 소통까지 마케팅의 전 영역을 재정의하고, 브랜드보다 브랜드를, 소비자보다 소비자를 더 정확히 파악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로 인해 가장 급격하게 변화한 영역이 바로 문화예술 마케팅 분야다. 안성아 추계예술대학교 교수와 손지현 KAIST 경영공학 박사가 최근 집필한 <AI 시대 문화예술 마케팅의 비밀>은 이러한 산업 전환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전통적인 STP(세분화·타기팅·포지셔닝) 전략을 완전히 뒤집는 PTS(포지셔닝·타기팅·세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AI 시대에 최적화된 4I(Ingenious Product, Incisive Pricing, Inter-Platform, Immersive Promotion) 프레임 워크를 제안한다. 문화예술 분야의 성공·실패 사례를 소개하고,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도구 활용법을 설명한다. 두 저자는 “당신의 브랜드는 여전히 어제의 언어를 말하고 있는가, 아니면 내일의 언어로 대화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마케팅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과거를 벗어던지고 미래의 전략을 손에 쥘 용기가 필요하단 얘기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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