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의 도입은 마치 조직이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는 것과 같다. 리더는 이 도로를 통해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하려 하지만, 도로가 완성됐다고 해서 모두가 즉시 그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도로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일부는 운전 기술을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박 대리는 하루 종일 데이터와 회의록을 AI에 입력해 초안을 뽑아내고, 수치 분석자료와 차트를 덧붙여 보고서를 완성했다. 지시한 업무를 생각보다 빠르게 끝내고 팀장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팀장은 이렇게 반응했다.“이거 AI로 만든 거 같은데…. 뭔가 성의가 없어 보여. 오랫동안 고민하고 만든 보고서와 AI로 뽑아낸 보고서는 한눈에도 차이가 느껴져. 좀 더 고민해봐!”
신기술 도입 시 구성원들은 ‘혁신과 효율’이라는 가치와 ‘전통성과 노력’이라는 가치 사이에서 인지적 갈등을 경험한다. 이로 인해 동일한 산출물이라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제작했는지가 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 신뢰 분열(Technological Trust Divide)’이 발생하며, 이는 조직 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한다.
AI 수용성 격차는 단기적으로 조직 내 갈등과 업무 효율 저하를 초래한다.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더와 구성원 간 기술 활용 격차가 심화하면 조직 내에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소수의 구성원만 핵심 역할을 맡게 되고, 나머지 구성원은 소외감을 느끼며 조직에 대한 충성도와 몰입도가 낮아질 수 있다.
조직은 AI 수용성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술 이해도를 높이고, 활용에 대한 교육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AI가 생성한 결과물의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고, 기술 신뢰 분열을 해소하기 위한 소통과 협력의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AI가 사람을 절대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AI를 활용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에게 대체될 것이다.
오승민 LG화학 인재육성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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