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영국 해운업 조사업체 드루리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 주요 지표인 ‘드루리 세계 컨테이너 운임지수’(WCI)가 지난 9일 40피트 규모 컨테이너당 1651달러를 기록했다. 1주일 전(1669달러)보다 1.0%, 한 달 전보다 31.8% 급락했다. 이스라엘 인근 홍해~수에즈 운송로의 정상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가자지구 전쟁 전 해당 노선은 유럽 수출의 핵심 통로였다. 한때 전 세계 해운 물동량의 12%가 홍해 항로를 통과했다. 컨테이너 교역으로 한정하면 글로벌 비중은 30%에 달했다. 홍해는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동맥이기도 했다. 전 세계 LNG 수입량 정도가 이 운하를 이용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홍해~수에즈 운송로가 막히자 글로벌 무역 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로 우회로인 아프리카의 희망봉 루트를 택했다. 희망봉 쪽으로 우회하자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시간이 최장 2주까지 길어졌다. 뱃길이 길어져 해상운임 비용이 증가했다. 홍해~수에즈 운송로의 안전 문제가 본격적으로 심각해진 2023년 12월 둘째 주 WCI는 1주일 전보다 4% 급등했다.
다만 최근 WCI 하락은 글로벌 해운업 침체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WCI는 최근 10주 연속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선박 공급 증가가 운임값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해운 컨설팅 업체 하우스오브시핑은 올해 컨테이너 공급 규모는 6~7% 커지지만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수요) 증가율은 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홍해 루트 정상화까지 갈 길이 더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했지만 아직 여러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1단계 합의 뒤 2단계 합의 내용이 무엇이 될지를 두고 “우리는 (하마스를) 무장해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가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해선 “견해가 없다. 그들이 합의한 것에 맞춰서 할 것”이라며 당사자의 합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미국 카타르 이집트 튀르키예 등 가자지구 휴전 합의를 중재한 나라에서 전쟁의 영구적 종식을 보장받았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휴전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칼릴 알하야는 “이번 합의로 전쟁이 끝나고, 이집트로 통하는 주요 국경이 개방되며, 이스라엘에 수감된 모든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가 석방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20명 전원이 오는 13일이나 14일 석방될 것이라고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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