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주식 투자를 위한 빚이 급증하는 것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주가가 본격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7월 이후 은행의 마이너스대출은 8000억원 이상 늘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잔액은 최근 석 달 새 12% 늘어 23조5000억원에 이른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의 그제 지적처럼 증시에 급격한 조정이 온다면 빚을 끌어들인 투자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이보다 더 큰 우려는 원화 가치의 가파른 하락(환율은 상승)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1480원 이상으로 치솟았다가 올 7월 1370원대로 하향 안정됐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세 세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1420원대로 다시 치솟았다. 연초 이후 달러 가치가 세계적으로 10%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달러 약세보다 원화 약세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일본 엔화 약세는 새 총리 선출 이후 양적완화 재개 전망에 따른 것이어서 구조적 불확실성을 보이는 한국과는 양상이 다르다.
시장 일각에선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마저 생겨나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길어지는 와중에 유럽연합(EU)마저 보호무역 기조로 돌아서고,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어서다. 외부 충격에 취약한 우리로서는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기에 취해선 안 된다. 우선은 대미 협상을 적정한 선에서 마무리 짓고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조기에 불식하는 게 시급하다. 환율 문제는 국가 대외신인도가 걸려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론 대외 여건 변화에도 기업이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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