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최근 조사를 받은 뒤 숨진 양평군청 소속 공무원 A씨와 관련해 "강압적 분위기도, 회유할 이유도 없었다"고 반박했다.반면 A씨가 남긴 자필 메모에는 "강압적인 수사에 지쳤다"는 내용이 담겨 양측의 입장이 정면으로 엇갈렸다.
특검팀은 지난 10일 공식 입장을 내고 "고인이 된 A씨의 명복을 빈다"며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분위기도,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10시 4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A씨에게 충분한 식사 및 휴식 시간을 보장했고, 오후 8시 50분쯤 A씨의 동의를 얻어 조사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밤 11시경 조서 열람을 시작해 다음날 0시 52분쯤 조사를 마쳤다"며 "조사 후 담당 경찰관이 건물 밖까지 동행해 귀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건물 외부 폐쇄회로(CC)TV에도 A씨가 귀가하는 장면이 촬영돼 있다"며 "이는 강압적 수사가 아니었다는 간접적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다른 공무원 진술을 통해 동일한 내용을 확보한 상태였기에 A씨 진술을 새로 강요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50대 양평군 단월면장 A씨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나 타살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A씨의 자필 메모를 공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메모에서 "특검에 처음 조사받는 날 너무 힘들고 지친다.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며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사실대로 말해도 계속 다그친다. 사실을 말해도 거짓이라 한다. 전날 잠도 못 자고 하루 종일 먹은 것도 없고,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또한 "계속되는 팀장의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가, 강압적인 10시경 수사관의 회유에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했다"며 "오전부터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 군수가 시켰느니 등 계속 추궁했다"고 적었다.
A씨는 "진술서 내용도 임의로 작성해 답을 강요했다. 수사관들이 정한 대로 빨리 도장을 찍으라고 강요했다"며 "집에 와서 보니 한심스럽고 잠도 안 온다. 이렇게 수모와 멸시를 당하니 세상이 싫다. 사람도 싫다"고 마무리했다. 메모의 마지막은 "10월 3일 오전 3시 20분"으로 기록돼 있다.
특검팀은 "A씨에 대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한 적이 없고, 다른 공무원들이 2회 이상 조사받은 것과 달리 A씨는 단 한 차례 조사만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검은 김건희 여사 가족회사 ESI&D가 2011~2016년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하며 개발부담금을 면제받는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A씨는 당시 양평군청에서 개발부담금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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