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열흘째 셧다운(부분적 업무정지)을 겪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공무원을 대거 해고하기 시작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CNN 등에 따르면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인력 감축(RIF)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OMB 대변인은 이번 해고 규모에 대해 "상당하다"고 말했지만, 해고 통보를 받은 연방 공무원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OMB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재무부와 보건복지부에서 각각 1000명 이상을 포함해 최대 4000명의 인력을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HHS) 대변인은 "민주당이 주도한 정부 셧다운의 결과로 여러 부서 직원들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통보를 받은 직원은 각 부서에서 비필수 인력으로 분류된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구상과 상충되거나 낭비적이고 중복된 기관들을 계속 폐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HHS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건의료연구품질국(AHRQ), 보건자원서비스국(HRSA) 등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대규모 감원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 대상자들은 전날 오후 9시 이메일을 통해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해고 대상 부처에는 지난 3월 전체 인력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등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했던 교육부도 포함됐다.
이번 공무원 대량 해고는 셧다운 사태의 책임을 민주당 탓으로 돌리면서 압박하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해고되는 사람은 많은 것이고 민주당 성향일 것"이라며 "왜냐하면 이 사태를 시작한 쪽이 그들이기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연방 공무원 감축에 대해 "아무도 트럼프와 보우트에게 해고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할 필요가 없지만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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