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와 모발 건강을 개선하는 헤어케어 제품 수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얼굴에 쓰는 고급 스킨케어 성분을 전신에 적용하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과 친환경 원료 선호 트렌드가 200억달러(약 30조원) 규모 글로벌 고급 헤어케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역 상대국별로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금액이 지난 3분기 2924만달러로 작년보다 32.5% 늘었다. 9월에만 1201만달러로 99.8% 급증했다. 모발과 두피 건강을 돕는 기능성 제품이 수출 성장을 주도했다.
미국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에선 아모레퍼시픽의 모발 손상 개선 제품인 ‘미쟝센 퍼펙트 세럼’과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아로마티카의 두피 영양 토닉 ‘루트 인핸서’ 등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VIG파트너스가 투자한 더스킨팩토리의 ‘쿤달’ 브랜드 영양 샴푸, 와이어트의 탈모 완화 기능성 샴푸인 ‘닥터포헤어 폴리젠’도 인기 제품이다.
LG생활건강은 ‘닥터그루트’와 ‘엘라스틴’, 애경산업은 ‘케라시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에이블씨엔씨는 ‘어퓨(A’pieu)’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의 한국 헤어케어 제품 수입금액은 총 5610만달러로 멕시코, 캐나다, 이탈리아 등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크리스 김 KOTRA 연구원은 “K뷰티 브랜드의 현지화 전략, 온라인 채널 확장, 유해 성분 기피 성향에 부합하는 제품 출시 등이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홍콩 수출 증가세도 눈길을 끈다. 현지에서 탈모 완화 등 기능성 헤어케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 3분기 수출금액이 658만달러로 85.9% 급증했다. 네사웡 KOTRA 홍콩무역관 연구원은 “고급 스킨케어 성분을 전신에 적용하는 스키니피케이션 트렌드 확산으로 홍콩에서 닥터그루트와 헤어케어 브랜드 ‘모레모’(세화피앤씨), 엘라스틴 등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340억달러에 달한 미국의 고급 뷰티 시장에서도 헤어케어 제품은 주요 성장축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 분석업체인 더뉴컨슈머 조사에 따르면 이 시장에서 헤어케어 제품의 매출 증가율은 작년 9%를 나타냈다. 스킨케어(2%)와 메이크업(5%)을 뛰어넘는 수치다.
국내 기업들은 수출 시장 공략을 위해 맞춤형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로마티카는 지난달 30일 제출한 IPO 증권신고서에서 “두피 세럼, 오일 등으로 제품 구성을 확대해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헤어와 두피 케어 분야에서 전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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