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모터카가 제작한 비스포크 모델 ‘스펙터 베일리(Spectre Bailey)’가 화제다. 차량 제작 의뢰자를 위한 단 한대뿐인 모델이다.13일 롤스로이스에 따르면 스펙터 베일리는 롤스로이스 스펙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해당 비스포크 모델의 가격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한국에서 판매되는 '블랙 배지 스펙터'의 경우 약 7억원에 판매되고 있다.
스펙터 베일리는 미국에 거주하는 부부를 위해 단 한 대만 제작된 맞춤 모델이다. 이 부부는 반려견 래브라도-골든레트리버 믹스견 '베일리'와의 행복한 삶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을 의뢰했다고 알려졌다.

차량 내·외관 곳곳에는 베일리를 떠올리게 하는 모티프가 반영됐다. 이 모델은 맞춤 제작 전용 공간인 프라이빗 오피스 뉴욕에서 만들어졌다. 외관에는 롤스로이스 도장 전문가들이 특별히 개발한 투톤 마감이 적용됐다.
차체의 주요 색상은 베일리의 귀에 드리운 부드러운 털빛에서 영감을 얻은 따스한 노란빛의 ‘크리스털 퓨전 오버 뷰티풀 베일리’로 마감됐으며, 차량 상부는 빛의 각도에 따라 색조가 은은하게 변화하는 크리스털 퓨전으로 마감되어 고유한 깊이를 더한다.
차체 측면을 따라 흐르는 로즈 골드 코치라인에는 수작업으로 그린 베일리의 발자국이 섬세하게 표현됐다. 보닛 위를 장식한 ‘환희의 여신상'은 로즈 골드로 표현됐다.

내부는 모카신과 크렘 라이트 가죽으로 마감돼 따뜻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베일리의 털빛을 닮은 다크 스파이스 및 깊은 브라운 톤의 캐스덴 탠 색상이 조화를 완성했다. 목재 표면은 고광택 로열 월넛 베니어로 마감해 고급스러운 감각을 극대화했다.
실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요소는 뒷좌석 중앙 베일리의 초상화다. 얇게 자른 나무 조각을 이어 붙여 그림이나 무늬를 완성하는 전통 장식 기법 ‘마케트리’로 구현됐다. 180개가 넘는 우드 베니어 조각을 사용해 4개월 이상에 걸쳐 완성됐으며 전체 과정에 총 22가지 천연 색조를 내는 9종류의 베니어가 사용됐다고 한다.

특히 베일리의 털이 지닌 따뜻한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천연 베니어를 활용해 나뭇결의 방향, 색감, 질감을 세심하게 실험했으며, 모든 재료는 착색이나 인위적 처리 없이 자연 그대로의 색과 무늬를 살렸다.
베일리의 혀가 지닌 미묘한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퍼플 하트, 튤립우드, 루로 파이아, 배나무 등 롤스로이스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네 가지 베니어가 새롭게 적용됐다.
조수석 대시보드에도 베일리의 발자국을 정밀하게 구현한 작은 마케트리 작품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도어 바닥의 비스포크 로즈 골드 트레드플레이트에도 각인되어 문을 열 때 은은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필 파브르 드 라 그랑주 롤스로이스모터카 비스포크 총괄은 “롤스로이스에 있어 비스포크 제작의 가장 큰 즐거움은 고객의 세계와 그들이 지닌 특별한 이야기에 몰입하는 데 있다”며 “스펙터 베일리는 그 과정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라고 밝혔다.
차량을 의뢰한 고객은 "우리는 평생 자동차 애호가였고, 동시에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반려견 베일리는 우리 가족의 소중한 일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팀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차량에 담긴 정교한 기술과 아름다운 아이디어에 매 순간 감탄했다. 이 차는 우리가 꿈꿨던 모든 것이자 그 이상이며, 우리의 충직한 동반자에게 바치는 기쁜 헌사"라고 전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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