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재정부가 기관장 평가 항목이 담긴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 수정안'을 긴급히 마련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재명 정부 입맛에 맞추기 위한 '기관장 찍어내기'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부산 남구·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이 13일 기획재정부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보고용으로 작성한 '25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수정편람 주요 내용 보고'를 분석한 결과, 기재부는 추진 배경에 "새 정부 정책 방향, 법령 제·개정 등에 따라 수정 소요가 발생했다"고 명시했다. 또 기관장 평가 내용을 담은 부분에는 '절대평가'를 통해 기관장 해임 건의 등을 실시할 수 있다고 적었다. 전 정부에서 임명돼 현재 재임 중인 공공기관장을 이재명 정부의 입맛에 맞게 해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또 기재부가 각 공공기관과 준정부기관에 보낸 의견조회 요청 공문을 보면, 공공기관장 교체 항목을 신설하는 수정안을 만들면서도 해당 내용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대신 "사업내용 변경, 산식 착오 정정, 감사원 등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수정요청을 접수하라"고 했다. 공문 수신자를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장'으로 하면서도, 기관장 교체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은 것이다.
이후 실제로 기재부는 2024년 12월에 만들어진 '2025년 평가 편람'에 대한 수정본을 지난 9월 30일 임기근 2차관 주재로 의결했는데, 원안에 없던 기관장 평가를 수정본에서 신설했다. 기관 평가 100점 만점 중 비계량 5점에 불과했던 기관장 평가를 100점 만점으로 별도 신설한 것이다.
특히 수정본에서 기관장 평가 배점은 기관 평가 5점에서 별도 평가 100점으로 늘렸음에도 평가 항목은 원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전 정부 기관장 해임용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올해 12월 말일 기준, 재임 기간이 6개월이 되지 않는 기관장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이는 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은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기재부의 이번 편람 수정은 공공기관 방만 경영을 방치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안은 △생산성 제고(재무 건전성 확보), △관리체계 개편 △민관협력 확대 등을 담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라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수정본에서는 해당 내용이 모두 삭제됐다.
또한 이번 수정 편람에서는 기관장 소통 평가 항목으로 이동시킨 '국민 소통' 평가에서 '국민'이라는 단어가 삭제되고 '조직구성원' 단어가 대신 들어가는 등 공공기관장 평가에 대한 노조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화되고, 경영권 침해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의원은 "이재명 정권 들어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본연의 목적을 상실하고 정권 입맛에 맞춰 사실상 전 정권 인사 찍어내기용 기관장 성향 평가로 변질시켰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현 기관장의 임기 단축을 소급 적용하려던 시도가 막히자, 편법적인 편람 수정으로 기관장 찍어내기를 하려는 사실상의 위헌적 소급 적용"이라고 밝혔다.
또 박 의원은 "법으로 보장된 공공기관장 임기를 지키고 법적 근거가 빈약한 편람을 정상화해 공공기관이 자율 경영과 책임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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