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맥스·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단죄'가 고수익 해외취업을 미끼로 청년들을 속여 해외 범죄단지로 팔아넘기는 조직의 실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극 중 '일성파'라는 범죄 조직은 브로커 '김사장'을 내세워 "월 800만~1500만원 고수익 해외취업"을 미끼로 청년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한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고문과 폭력, 그리고 '공무원 사칭 보이스피싱'의 강요다.
도망치려는 청년들이 붙잡혀 처참히 폭행당하거나 죽음을 맞는 장면은, 인간이 매출을 위한 숫자로 전락하는 냉혹한 범죄 시스템을 고발한다. 특히 6화에서는 실적을 내지 못한 조직원이 살해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

'단죄'의 제작사 김영섭 타이거스튜디오 대표는 "이 작품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인간을 도구로 쓰는 시스템 범죄의 실체를 드러내는 사회 스릴러"라며 "기술, 자본, 인간이 얽힌 21세기형 노예시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캄보디아 사건은 드라마가 픽션이긴 하지만, 청년들이 처한 현실의 어두운 단면을 반영한다"며 "우리 청년들이 해외 고수익 채용이라는 말에 현혹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단죄'를 본 시청자들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드라마", "작가의 취재력이 남다르다", "뉴스보다 생생한 사회고발극"이라고 반응을 보였다.
이 드라마는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참혹한 사건과 맞물리며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학생 박모(20대) 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3주 뒤인 8월 8일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송환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사건의 심각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됐고, 판결문을 통해 드러난 일부 범죄 조직의 행태는 드라마 속 묘사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캄보디아 경찰은 부검에 앞선 검안에서 사망 원인을 "심장마비(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로 기재했다.
올해 경북 지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실종됐다는 신고는 예천 대학생 사건을 포함해 총 7건이 접수됐다. 이 중 2건(상주 1건, 경주 1건)은 여전히 미해결 상태라고 경찰은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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