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공개된 ‘플라우라2’(FLAURA2) 임상 3상 결과가 그 주인공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블록버스터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에 화학항암제(펨메트렉시드·백금제제)를 병용해, 다른 치료를 받지 않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했다.
결과는 눈에 띄었다. 병용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OS)이 47.5개월, 약 4년에 달한 것이다. 타그리소 단독군과 비교했을 때 사망 위험을 23% 낮췄고,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차이를 입증했다.(p=0.0202) 이번 임상결과가 의료 현장을 어떻게 바꾸어놓을 수 있을지 파시 안느 하버드대 의대 교수(사진)에게 물었다.

안느 교수는 특히 병용 전략이 우선 고려돼야 할 환자군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뇌 전이 환자는 병용요법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대표 난치성 변이인 L858R 변이를 보유했거나 종양 크기가 큰 환자도 확실한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엑손19 결손 변이 환자처럼 단독치료에도 잘 반응하는 경우, 전이 범위가 제한적이거나 고령·내약성이 떨어지는 환자에게는 단독요법이 여전히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안느 교수는 “환자마다 치료 목표는 다르다. 어떤 환자는 생존 기간 자체를 최우선으로 두지만, 또 다른 환자는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고 남은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것을 중시한다”며 맞춤형 접근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다양한 병용 조합과 후속 임상이 진행 중이며, 그 축은 당분간 오시머티닙을 ‘백본(backbone)’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환자 선별을 위한 바이오마커가 마련되면 ‘누구에게 어떤 병용이 최선인가’에 대한 답도 훨씬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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