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뒤 숨진 경기 양평군 단월면장 A씨(55)의 영결식이 14일 양평군청 주차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8시 20분,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전진선 양평군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여주·양평), 황선호 양평군의회 의장, 동료 공무원, 유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영결식은 묵념, 약력 보고, 영결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약 40분간 진행됐다. 운구차가 영결식장에 들어서자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을 맞았다.
전 군수는 영결사에서 "33년간 군민을 위해 헌신한 당신이 '억울하다', '강압적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며 "진실을 밝히는 이름 아래 행해진 행위가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리고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면 우리는 그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마지막 순간까지 공직자로서의 명예를 지키려 했다"며 "고인의 명예 회복과 공직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공무원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김 의원과 황 의장도 영정 앞에서 술을 올리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A씨는 1992년 9급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돼 부면장, 군청 팀장, 면장 등을 거치며 33년간 공직에 몸담았다. 지난 2일 김건희 여사 관련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검 조사를 받은 뒤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생전에 남긴 자필 문서에는 "강압 수사를 받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특검은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을 보장했고 강압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과 필적 감정을 의뢰했으며, 국과수는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최종 결과는 추후 나올 예정이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 행렬은 단월면사무소에서 노제를 지낸 뒤 원주추모공원으로 이동해 화장 절차를 밟았다. 고인의 유해는 양평공설묘원에 안장된다.
양평=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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