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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도 벌기 힘든 돈인데…생초짜도 月 2000만원 준다고?

입력 2025-10-14 13:34   수정 2025-10-14 13:54


캄보디아에서 한국 국민이 납치·감금·고문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된 가운데 온라인 상에선 여전히 현지 범죄조직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의 해외 구직 중개 사이트가 현재도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취업사기행각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하데스 카페’ 구인 게시판에는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일할 ‘TM(텔레마케팅) 직원’, ‘로맨스 채팅 업무 직원’을 모집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었다. 작성자들은 ‘기본급과 인센티브를 합쳐 월 1000만~2500만원 가능’, ‘걱정하시는 안전 문제는 절대 없을 것’, ‘지인·친구·연인 동반 환영’ 등을 내세웠다. 또한 “숙식·비행기표는 제공되니 여권만 지참하면 된다”고 홍보했다.


‘하데스 카페’는 포털에서 검색 시 아무런 규제 장치 없이 접속할 수 있다. 해당 사이트에는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약 8000여건 이상의 구인 글을 게재됐지만 경찰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관련 수사를 하고 있지 않다”며 “혹시 모를 2차 가해나 자극적인 영상에 대한 모니터링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에만 비슷한 내용의 글이 50여 건 이상 올라왔다. 일부 게시글은 조회수가 하루 만에 1000회를 넘겼다. 이외에도 명의대여, 대출 사기, 해킹 등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한 구인 글이 게재돼 있었다.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베트남, 중국 등으로 해외 취업을 유도하는 게시글도 만연했다.


유사한 내용의 구인 글은 다른 온라인 사이트에서 쉽게 발견된다. ‘링커리어’ 등 대학생 채용정보 사이트, ‘재중국한국인회’, ‘유럽한인총연합회’, ‘재일본도쿄한국인연합회’ 등 해외 한인 커뮤니티에도 복제·확산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당근마켓 등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캄보디아로 서류 가져다주실 분을 찾는다’ ‘건당 40만원’ 등 제시하는 등의 구인 글이 게시됐다.

문제는 이런 글을 믿고 현지로 향했다가 범죄조직에 감금돼 협박과 폭행을 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피해자는 여권을 빼앗긴 채 몸값을 요구받고 탈출 시 폭행당하는 등 사실상 인신매매 수준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이직을 준비하던 20대 회사원 A씨는 2023년 한 채용사이트에서 ‘해외 개발사업 인력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가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끌려가 2년 가까이 감금됐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그는 비대면 화상 면접을 통해 채용이 확정돼 출국했지만 현지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피싱 범죄조직의 콜센터였다. A씨는 1년 9개월 만인 지난 5월 극적으로 탈출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취업을 가장한 범죄조직원 모집에 대한 경찰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만종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는"이들 사이트 상당수가 해외 서버를 이용하거나 도메인·계정을 주기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실시간 단속에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며 "현지 수사와 국제 공조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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