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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실적 코앞인데…"개미들이 안 사요" 무슨 일?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5-11-23 07:00   수정 2025-11-26 15:06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9년 3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친환경·고기능·에너지·바이오헬스 소재 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아 2029년 신사업 매출 비중을 20%로 높이겠습니다. 소재 과학 솔루션 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해 100년 기업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동성케미컬의 이만우 대표(1959년생)는 지난 21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효자 상품인 폴리우레탄 수지가 66년 먹거리를 책임졌다”면 “이젠 신성장동력 씨앗이 장수기업으로 가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포츠 신발 브랜드에 폴리우레탄 공급하는 동성케미컬
이 회사는 1959년 신발용 도료, 접착제 제조 기업으로 출발했다. 1970년대 폴리우레탄 수지 자체 개발에 성공했는데, 이를 신발 바닥(솔·sole)에 적용해 신발 산업 고급화에 기여했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아디다스, 온에 들어가는 걸로 유명하다.

신발은 세 가지 솔이 있다. 먼저 아웃솔은 땅에 닿기 때문에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 중간 지대에 있는 미드솔은 풋웨어의 무게와 기능을 결정짓는 핵심 구성품인데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시켜 줘야 하고 불규칙한 지면에서도 안전한 걸음을 보장해 줘야 하기 때문에 쿠셔닝이 중요하다. 눌렀을 때 꺼지지 않고 튀어 오르는 바운스 백이 중요한데 이런 물성을 유지하면서 가볍게 만드는 게 기술력이다. 미드솔에 들어가는 기능성 폴리우레탄 원료를 동성케미컬이 만든다. 인솔은 발가락이 편하게 해줘야 한다.

국내 최초 멜라민 레진폼(열경화성 수지인 멜라민 수지를 발포해 만든 소재) 상용화와 국내 유일 무황변 TPU 제조란 성과를 이뤄냈다. 화학, 신발, 자동차, 포장재, 빌딩 등 폭넓은 분야에 소재를 제공하며 종속회사인 동성화인텍의 에너지와 제너웰의 의료기기·코스메틱 사업을 아우르는 중견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에 공장이 있고 23개 국내외 사업장을 보유했다. 신발 소재와 합성피혁 소재, 컴포스터블 패키징(퇴비화가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 자동차 부품, 흡음·단열재 등을 공급한다. 소재 업체이기 때문에 사실상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

이 대표는 “다년간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와 친환경 제품은 확대하고, 경쟁이 치열한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낯췄다”며 “이러한 체질 개선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매출 5984억원, 478억원으로 기세만 좋다면 영업이익 1000억원도 넘볼 수 있다.
“친환경 사업 강화 등 체질 개선”…올 사상 최대 실적 유력
최근 5년간 실적은 꾸준히 우상향이다. 2020년 매출 8640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에서 작년 매출 1조663억원, 영업이익 910억원으로 4년 만에 각각 23.41%·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7.52%에서 8.54%까지 높아졌다. 소재 산업의 특성상 한 번 고객사에 채택이 되면 공정을 바꾸지 않는 한 계속 쓰이는 장점이 있어 거래처만 늘어난다면 실적 증가는 따놓은 당상이다.

이 대표는 “탄소 배출이 많은 석유화학 사업을 축소하고 유기과산화물을 제조·판매하는 정밀화학 사업을 친환경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키워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석유화학 생사 품목은 대폭 줄이고 제약·반도체용 솔벤트(용제) 등 고수익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또 “퇴비화 가능한 원료 기반의 컴포스터블 패키징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중시하는 건 친환경 소재 사업이다. 그는 “핀란드 유피엠 바이오케미컬사의 바이오 모노에틸렌글리콜 바이오퓨라 국내 독점 유통을 맡게 됐다”며 “바이오 베이스 원료 사업을 위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UPM의 바이오 모노에틸렌글리콜인 ‘바이오퓨라’는 산림에서 얻은 인증된 목재 기반의 바이오매스 원료다. 섬유, 페트, 접착제, 페인트, 화장품 등의 제조 원료로 활용되는데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기능성 펩타이드 소재를 만들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쓰이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연세대학교와 2차전지 양극용 바인더 소재, 성균관대와도 기능성 펩타이드 소재 기술을 공동 개발 중에 있다.

다양한 산업에 소재가 사용되기에 고객사 또한 많다.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LX하우시스, CJ제일제당, 현대차, 두산 등이 최종 고객사다. 다만 이 사실을 모르는 투자자들이 많아 증시에선 소외되어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4160원으로 올 들어 11.08%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지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활약으로 60.59%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5거래일 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7만8157주로 금요일 종가 기준 환산 때 3억25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배당수익률 4% 넘어…“주가 안정화 위해 향후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주가 부양책을 묻자 “중간 배당 100원, 연말 배당 100원(주식 배당 포함)으로 사실상 4% 넘는 배당수익률을 자랑한다”며 “실적 상승은 물론 주식 배당을 통한 거래량 숨통으로 개인들이 매매하기 쉬운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주가 안정화를 위해 향후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의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간 현금 배당규모는 2026년까지 최소한 1주당 150원의 배당금을 유지한다고 한다. 지난 19일엔 보통주 1주당 0.01주의 주식 배당을 결정했다. 총 발행주식에서 자사주를 제외하고 배당기준일은 오는 12월31일이다.

친환경 고기능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잘 닦고 있다. 석유·정밀화학 사업에선 여수 공장 내 석유화학 설비의 70% 이상을 철거해 경쟁력 있는 유기과산화물 생산 설비를 증설했다. 이로써 연간 4000t 이상의 유기과산화물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의 경우 2023년 스페셜티 머티리얼팀의 일부였던 바이오 프로젝트를 전담 사업부로 분리하고 150억원을 투입해 울산 공장 부지에 연구개발(R&D) 기지인 바이오플라스틱 컴플렉스를 구축했다. 소재 컴파운딩(혼합)부터 제품화, 물성 테스트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고객사를 늘리며 향후 각종 포장재에 필요한 가공 기술을 개발해 원료 메이커와 수요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컴포스터블 패키징의 경우 2022년 브랜드 ‘에코비바’를 내놨다. 자체 에어캡 출시 이후 작년 국내 최초 컴포스터블 비드폼(스티로폼 대체재)을 개발해 전기전자 제품과 스포츠용품, 신선식품, 의약품, 콜드체인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고 있다. 비드폼뿐 아니라 멀티레이어필름, 핫멜트 접착제 등을 개발해 제품 라인업도 확대 중이다.

신발 미드솔용 폴리우레탄은 40년 이상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물리 발포 공정이 게임체인저로 자리 잡고 있는데 동성케미컬은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물리 발포 공정에 적합하면서도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소재를 개발했다는 평가다. 또 폴리우레탄을 자동차, 철도, 가구와 같은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며 올해 인도네시아엔 신규 공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이 공장의 경우 기존 한국·베트남·중국 폴리우레탄 공장 생산능력의 3배라고 한다.

총 주식 수는 5017만6791주로 디에스티아이 외 특수관계인 4인이 지분 42.77%를 보유했다. 자사주 1.79%, 외국인 3.81%로 유통 물량은 사실상 50%가 조금 넘는다.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481억원, 유형자산 3806억원 보유했다.

1981년 성균관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공군 장교로 1985년 전역했다. 같은 해 럭키(현 LG화학)에 입사했고 40년간 화학 한 우물이다. 2008년 한국바스프 스페셜티 사업부문장 사장을 맡으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게 된다. 20년 가까이 직업이 CEO라 매일 선택의 갈림길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수없이 확신과 후회를 곱씹어야 했다고 한다.

청춘들을 위한 인생 조언을 부탁하자 “공짜 점심은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를 묻자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며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면 본인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2030세대를 보면 대한민국 최고 성장기에 태어나서 물질적으로 걱정이 없었을 텐데, 너무 계산적인 게 보인다”며 “조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2~4배 노력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재야의 고수들이 많으니 월급 받은 만큼 일하지 말고 그 이상을 하면 직장 생활 롱런할 수 있단 뜻이다.

독립리서치를 운영하는 이재모 아리스(ARIS) 대표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발용 소재를 만드는 동성케미컬은 폴리우레탄 수지 사업에서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 등과 거래하며 안정적으로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며 “유기과산화물 등 정밀화학 원료 국산화 노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엔 바이오 원료 기반 생분해 포장재, 친환경 우레탄, 고기능 소재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며 “현 주가는 PBR(주가순자산비율) 0.46배, PER(주가수익비율) 3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저평가 매력으로 인해 6300원까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현 주가 대비 51.44%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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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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