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35.00
(8.55
0.21%)
코스닥
935.00
(3.65
0.39%)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디지털 전환 기업 70%가 실패…"리더의 질문력이 성패 가른다"

입력 2025-10-14 17:26   수정 2025-10-15 00:47


“디지털 전환은 참 어렵습니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변수가 셀 수 없이 많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자면 리더의 자세와 능력입니다.”

짐 하게만 스나베 지멘스 이사회 의장(60)은 “디지털 전환은 기존 사업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사업 자체를 재구상하는 것”이라며 “리더에게는 다른 미래를 상상하고, 그걸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 거꾸로 추론하는 힘이 필수”라고 말했다. SAP, 지멘스, 머스크 등 글로벌 기업을 두루 거친 그는 다음달 5일 개막하는 글로벌인재포럼 2025에서 ‘기술 전환을 이끌 공생의 리더십’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기술 혁신 전문가로 꼽히는 스나베 의장을 이메일로 미리 만났다.
◇‘지능의 민주화’ 대변혁 온다
스나베 의장은 전사적자원관리(ERP)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기업 SAP에 1990년 입사해 2010~2014년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개념이 낯설던 시기부터 SAP의 데이터 수집·분석 능력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여 기술 전환기를 선제적으로 대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모습에 주목한 지멘스와 머스크는 2017년 그를 동시에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스나베 의장은 “인쇄술이 ‘지식의 민주화’를 이끌었다면 인공지능(AI)은 ‘지능의 민주화’로 인류 역사를 또 한 번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며 순식간에 자료를 분석해 내는 생성형 AI를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보급은 인쇄술에 비할 수 없는 빠르고 강력한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든 기업이 ‘AI 혁신’을 화두로 내건 시대. 하지만 조직의 DNA를 바꾸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의 70%는 실패한다는 게 맥킨지와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공통된 분석이다.

스나베 의장은 “디지털 전환의 목적은 기술을 통해 단순 저부가가치 업무를 줄이고 구성원의 잠재력, 창의성,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사람을 위한 일인 만큼 기술 문제로만 접근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전환은 기술 변화가 아니라 운영 방식과 조직 문화 혁신을 통해 완성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러면서 “정보기술(IT) 부서 주도로 맡겨두면 거의 100%에 가까운 확률로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사업 전반을 재설계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기존 업무 일부를 자동화할 뿐 본질적 변혁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좋은 정답 아니라 좋은 질문 던져라”
스나베 의장은 “디지털 전환은 ‘중앙집권적 규율’과 ‘분권적 창의성’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일이어서 어렵다”며 “둘 사이에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지만, 이것이 성패를 가르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결국 중심을 잡는 조정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AI 도입 이점을 극대화하려면 기술 및 플랫폼 선택은 중앙에서 통제하되 실제 적용 단계에서의 권한은 과감하게 넘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리더가 공학을 전공하고 테크 트렌드를 속속들이 꿰뚫는 전문가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기술 흐름에 까막눈이어선 안 된다. 스나베 의장은 “직접 코딩하고 정답을 내놓을 수준은 아니더라도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만큼은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2016년 스탠퍼드대 온라인 과정을 수강하며 AI 기술을 늦깎이로 공부한 경험을 소개하며 “AI가 세상을 어떻게 재편하고 내가 속한 산업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상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고 했다. 스나베 의장은 “리더는 조직의 큰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 방식, 직관과 데이터, 협업과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시대 리더십, 인간에 집중해야”
이번 기조연설에서 그는 거대한 기술 변화 속에서 ‘사람 중심의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조화롭게 추구하는 방법론을 제시할 예정이다. 스나베 의장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알 수 있듯 AI는 사실을 조작하거나 사람을 몰아가기 쉬운 도구이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AI 시대의 리더십은 인간적 가치를 강화하고 사회를 개선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며 “이런 노력은 AI라는 꿈이 악몽으로 변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판이 돼 줄 것”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