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54.85
(54.80
1.34%)
코스닥
927.79
(3.05
0.33%)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한경 추적보도 11개월…그때마다 '사태 축소' 급급했던 정부

입력 2025-10-14 17:29   수정 2025-10-15 00:40

한국경제신문은 작년 11월 13일자 A26면 ‘“中 조폭이 감금” 고문에 협박 영상까지, 실종된 한국인들…캄보디아가 위험하다’ 단독 보도를 시작으로 20여 건의 후속 기사를 통해 캄보디아 피싱 조직의 취업사기·납치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당시 보도에는 중국인 조폭이 실종된 한국인 청년 김모씨(23)를 감금한 채 “돈을 보내지 않으면 손가락을 모두 부러뜨리겠다”고 협박하는 영상을 공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첫 보도 이후 “캄보디아에 감금돼 있다”는 제보가 빗발쳤고, “사기를 당해 경찰에 신고했는데 캄보디아에 있어서 못 잡는다고 한다” 등 피해자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밤낮 가릴 것 없이 피해자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았다. 본지가 1년 가까이 관련 문제를 꾸준히 추적 보도해 온 이유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대책을 내놓기보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사태를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납치·감금 통계에 대한 본지 정보공개청구에 비공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양국 간 외교적 문제를 촉발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라는 이유에서다.

그렇게 안타까운 시간이 흘러갔다. 첫 보도에 등장한 김씨는 작년 9월 프놈펜에 입국한 뒤 실종됐다가 1년 가까이 지난 올해 8월 9일 캄포트주 보코산 범죄단지에서 구출됐다. 같은 달 8일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22)가 붙잡혀 있던 곳과 동일한 장소다.

경찰청도 별반 다르지 않다. 본지는 캄보디아에서 체포된 로맨스스캠 조직 총책 부부가 현지 경찰에 뒷돈을 건네고 석방됐다는 사실을 6월 18일 단독 보도했다. 이 보도에 경찰청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들 부부는 석방된 이후 본모습을 감추기 위해 성형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는 지난 6~7월 두 차례에 걸친 현지 르포 취재도 감행했다.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계 갱단의 보복을 피해 숨어 사는 한인 실태를 확인해 기획 기사를 내보냈다. 당시 범죄단지에서 탈출한 한 20대 청년은 “한국으로 돌아가 수사받겠다”며 기자와 함께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을 찾았다. 그러나 대사관 측은 “지금은 못 돌아간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기자협회는 이 르포 기사를 7월 제419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후 본지는 8월 15일자 A19면에 단독 보도한 ‘캄보디아 범죄단지서 한국인 사망…“온몸에 구타 흔적”’ 기사에서 캄보디아 범죄조직으로부터 고문당해 사망한 우리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국내 언론 최초로 알렸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여전히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후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혀달라”며 추가 질의하자 “사망 경위나 수사 상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그러다 지난 9일 사망한 대학생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외교부는 두 달이나 늦게 입장을 밝혔다. “캄보디아 측에 신속한 수사와 용의자에 대한 엄중한 법적 조치를 요청하는 한편 국내 유가족에게 영사 조력을 제공해 왔다”는 내용이었다. 외교부는 8월 본지 보도 이후 두 달 넘도록 박씨의 시신조차 국내로 송환하지 못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3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언제 파악했냐”고 묻는 질문에 “최근에 파악했다”고 답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