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부부는 지난 2월 3일 캄보디아 포이펫의 한 범죄단지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불과 넉 달 뒤인 6월 돌연 풀려났다. 이 부부의 범죄 노하우를 활용하려는 다른 범죄 조직이 현지 경찰에게 수만달러의 뒷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법무부는 7월 말 캄보디아에 인력을 급파해 현지 당국을 설득한 끝에 이들 부부를 다시 체포했다. 그럼에도 부부가 다시 풀려나면서 체포와 석방이 두 차례 반복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현지 공권력의 부패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에선 경찰관 등 공무원이 공공연하게 뇌물을 받고 범죄 조직을 비호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한국 경찰은 강씨가 5월 캄보디아에 있는 지인에게 “현재 프놈펜 경찰 정보국에 있다. 직접 와서 4만달러를 내면 바로 데리고 갈 수 있다고 한다”고 보낸 메시지 사본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발언을 근거로 현지 수사기관과 부부 간 금전 거래를 의심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캄보디아 측이 6월에 부부를 석방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7월 재체포 이후 석방한 적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범죄에 적극 가담한 범죄자들의 송환이 어려워지자 경찰은 캄보디아 체류 피의자의 인터폴 수배 자체를 꺼리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최근 캄보디아발 피싱 사기 수사 과정에서 14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았지만, 경찰청에 인터폴 수배를 요청하지 않았다. 통상 해외에 있는 중대 범죄자는 인터폴 수배를 내리는 것이 절차지만, 수배를 해도 캄보디아 당국의 비협조로 송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강씨·안씨 부부와 함께 체포된 공범 7명은 인터폴 수배가 이뤄지지 않아 3월 한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이들은 올해 7월 울산지방법원에서 징역 2~4년형을 선고받았다. 일부는 “부부에게 속아 취업한 뒤 감금된 상태에서 범행에 강제로 가담했다”며 “주범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채 이뤄진 1심 판결은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경찰청은 이날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이 15일 캄보디아로 출국해 현지에 구금된 자국민 중 인터폴 적색수배자부터 신속히 송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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