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조 단위' 복권에 당첨된 30대 남성이 올 초 산불 피해로 황폐해진 고향마을에 140여억원을 투자했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2022년 11월 파워볼 당첨자 에드윈 카스트로(33)가 산불 피해 지역인 자기 고향 캘리포니아주 알타디나에서 1000만달러(한화 약 143억원)를 들여 주택 부지 15곳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알타디나는 올해 1월 발생한 '이튼·팰리세이즈 산불'의 피해 지역으로, 당시 화재로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전체에서 31명이 사망하고 건물 1만6000여채가 불탔다.
이 불로 건물 9000채가 소실된 알타디나는 화재 후 9개월이 지났는데도, 재건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재건에 수년을 투자하기보다는, 부지를 팔고 이주를 선택하는 주민도 상당수라고 WSJ는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택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 지역의 재건 사업을 이끌고 있는 카스트로는 알타디나에서 나고 자란 고향의 유명 인사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22년 11월 알타디나의 한 주유소에서 구입한 '파워볼' 복권으로 순식간에 갑부가 됐다.
파워볼은 1등 당첨을 위해 '흰색 공' 숫자 1∼69 중 5개와 '빨간색 파워볼' 숫자 1∼26 중 1개 등 6개 숫자를 모두 맞혀야 해 1등 당첨 확률이 매우 낮다.
당시 상당 기간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은 20억4000만 달러(한화 약 2조9000억원)까지 쌓여 있었고, 카스트로는 현금 일시불로 7억6800만 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를 수령했다.
전체 당첨금에 비하면 투자금 1000만 달러는 큰 규모는 아니지만, 카스트로는 고향에 투자하는 금액이 '자선 사업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윤이 엄청나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냥 나눠주려고 주택을 짓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앞으로 가정을 이뤄 자녀와 함께 살 집도 이 지역에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재건 프로젝트에 1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건축 개발 분야의 초보라는 점도 작용했지만, 일부러 긴 시간을 '투자'한 것도 사실이다.
그는 "누구보다 먼저 주택을 지을 필요는 없다. 그때는 주변이 온통 공사 중일 테니까. 공사가 끝날 시기에 주택을 팔면 이 지역 전체의 가치가 높아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