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들어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는 등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면서 필리핀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지역 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이 긴장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 주요 지역에서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잇따른 데 이어 한국에서도 중규모 지진이 관측됐다.
앞서 지난 1일 필리핀 세부 북북동쪽 해역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러시아 캄차카해역(6.1), 파푸아뉴기니 북부 해안(6.6) 등에서도 규모 6을 넘는 강진이 잇따라 관측됐다.
8일에는 일본 가고시마현 남남서쪽 해역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고, 같은 날 대만 화롄 동부 해상에서도 규모 5.0의 지진이 이어졌으며, 10일 필리핀 민다나오 동부 연안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했다. 13일 새벽에도 세부 인근 해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추가로 관측됐다.
10월 들어 지진이 발생한 이들 지역은 모두 태평양판을 따라 형성된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한다. 이곳은 지질학적으로 '지구에서 가장 불안정하고 약한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들을 단일 단층의 연쇄 반응이라기보다 '불의 고리' 전역에 쌓인 응력이 시기적으로 해소된 결과로 보고 있다. 서로 연결된 판들이 한동안 눌려 왔던 응력을 순차적으로 해소하고 있다는 건데, 이 주기가 짧아졌다는 우려도 나온 바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들은 서로 다른 판 경계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했지만, 최근 불의 고리 일대의 응력 분포 변화가 광범위하게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지각 활동이 활발해지는 추세인 만큼, 한국을 포함한 주변 지역도 장기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국은 '불의 고리'에 직접 놓여 있지는 않아 큰 지진이 잦지 않고, 일본 열도가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해일 에너지를 막는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해 쓰나미 피해도 제한적이다.
다만, 대형 지진과 무관하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불의 고리' 인근에서 판이 크게 요동치면 그 여파가 인접 지역으로 전달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지질 환경에도 변화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8일 오전 충북 옥천군 동쪽 17km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피해는 없었지만, 충북 지역에서 계기 진도 4가 기록돼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낄 정도의 진동이 감지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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