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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코스닥기업, 주주배정 유증 러시…'언발에 오줌누기' 논란

입력 2025-10-15 16:53  

이 기사는 10월 15일 16: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본잠식에 빠진 코스닥 기업들이 연말을 앞두고 잇따라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적자가 누적돼 자본잠식이 심화되자 증자를 통한 ‘응급처방’에 나섰지만, 본질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상장 유지도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의약 전문기업 비보존제약은 최근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 회사는 2022년부터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자본총계(순자산)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다. 기업이 보유한 자산으로 부채를 모두 갚고 나면 주주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의미다.

현행 코스닥 규정상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2년 연속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는 즉시 상장폐지 대상이다.

비보존제약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곳이다. 2023년 영업이익 26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으나 올해 상반기 다시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1.8%였던 자본잠식률은 올해 상반기 15.7%로 다시 높아졌다.

인공지능(AI) 기반 혈액 및 암 진단 전문기업인 노을은 6월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42.5%로 관리종목 지정 기준에 가까워졌다. 이 회사 역시 9월 말 3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 역시 지난 2022년 코스닥 상장 직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년 넘게 적자를 내는 기업이다. 상장 당시 2023년부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횟수도 잦았다. 2022년 코스닥 상장을 통해 150억원을 조달했고, 2023년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486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적자가 이어지자 또 다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 것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기업 넥스트칩의 재무 상태는 더 심각하다. 상반기 기준 1337억원 규모의 결손금이 누적돼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17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 회사는 9월 초부터 24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넥스트칩 역시 2021년 상장을 통해 120억원, 지난해 유상증자로 226억원을 조달했지만 별다른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184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75억원을 기록했다.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이들 기업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외에는 상장 유지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평가다.

이들 기업은 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주관사가 이를 인수하는 잔액인수 계약을 맺었다. 이번 증자로 당장은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그 대가로 높은 인수 수수료를 부담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 잔액 인수 수수료율은 10~15% 수준이다. 반면 노을은 25%, 비보존제약은 20%, 넥스트칩은 30%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증권사와 계약을 맺었다. 한계기업에 가까운 만큼 증권사 역시 리스크에 상응하는 보수를 요구한 것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잇따라 자금을 조달해도 구조적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주들에게 반복적으로 손을 벌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이뤄져도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자본잠식률이 잠시 개선될 뿐 본업이 정상화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언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뿐”이라며 “반복적인 유상증자는 시장 신뢰를 더욱 무너뜨릴 뿐”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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