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 후이 JP모간자산운용 아태지역 수석시장전략가는 지난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가 당분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제품 경쟁력이 공고하고, 작년부터 밸류업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았다. 그는 “시장 수익률이 기업의 수익에 좌우된다는 게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의 한계로 꼽혔는데, 밸류업 정책과 더불어 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면 지속적인 상승 모멘텀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주목하는 섹터로는 반도체와 방위산업을 언급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방위비 지출이 증가하며 무기 구매가 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은 한국 조선업에 대한 강한 수요가 있다”며 “반도체 그리고 방산·조선 등 중공업 부문 수출이 늘어나면 금융 섹터도 관련 효과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해외 자금이 늘어나려면 밸류업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남석 JP모간운용 한국 대표도 같은 날 인터뷰에서 “최근 5년간 국내 운용 자산이 두 배 이상 늘었는데, 그 배경 중 하나가 밸류업 정책”이라며 “해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국내 시장에 장기 투자하기 위해서는 정책 지속성에 대한 신뢰가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JP모간운용의 ‘아시아 미디어 서밋’에선 한국 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올해 한국 등 아시아 증시 성과가 미국을 압도했고, 미국 기업에 비해 여전히 저렴하다는 점에서다.
폴 퀸지 JP모간운용 주식 글로벌총괄은 “올해 S&P500지수가 13% 오를 동안 신흥국은 약 30%, 한국은 60% 넘게 올랐다”며 “아시아의 기술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기술주가 미국 기술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예시로 SK하이닉스를 언급했다. 그는 SK하이닉스를 ‘슈퍼스타 기업’이라고 표현하며 “올해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아직 10배 수준이고, 실적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의 우상향 관측도 많았다. 아누지 아로라 JP모간운용 신흥시장·아태지역 주식 총괄은 “장기 달러 (강세) 사이클이 끝나면 아시아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경기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달러가 강세를 띤다는 ‘달러 스마일’ 이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올해 미·중 관세전쟁을 계기로 달러 패권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를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아시아 기업의 AI 기술 경쟁력이 높다는 점도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는 게 아로라 총괄의 설명이다. 그는 “HBM을 만드는 3개 기업 중 2개가 한국에 있을 정도로 아시아 기업은 AI 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다”고 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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