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존경해온 다산 정약용 선생님을 기리는 다산젊은경제학자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이다. 사실에 입각해 현실 문제를 탐구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귀납적 방법론을 강조한 다산의 실사구시 정신은 내 연구에도 큰 영향을 줬다.나는 국제경제학의 여러 주제를 응용 미시경제학의 방법론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상품·서비스·자본·노동의 국가 간 이동 등 국제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엄밀한 계량기법과 미시 데이터를 활용해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작업인데, 그 핵심에는 실사구시의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나의 학문적 여정은 인문학에서 출발했지만 <맨큐의 경제학>을 접하면서 경제학의 분석 도구가 세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확신이 들어 경제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유병삼 연세대 교수의 강의를 통해 거시경제학과 계량경제학 등을 배웠고, 한국은행 입행을 준비해 운 좋게도 졸업과 동시에 경제학자의 길을 시작할 수 있었다.
미국 UC데이비스 박사 과정에서는 로버트 핀스트라 교수의 지도 아래 국제무역을 전공했다. 국제화의 한 현상인 오프쇼어링을 대상으로, 창의적 아이디어인 ‘양면 매칭’ 이론을 적용해 그 분배적 효과를 분석적으로 규명했다.
학위 취득 후 미국 하와이대에서 조교수로 임용돼 5년간 재직하며 부교수로 승진하고 종신직을 부여받았다. 이 시기 다국적 기업의 해외 진출이 성평등 고용에 미치는 영향, 미·중 무역 분쟁이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선거에 미치는 영향, 2017년 대통령 탄핵 이후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시장 정책 변화의 고용 효과 등의 주제를 연구했다. 특히 한국의 미시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제도를 분석한 연구도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의 저널에 실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최선을 다했다.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와 연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관련 연구를 심도 있게 수행하고, 학생들을 교육해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학문의 길로 이끌어주고 지도해주신 유 교수와 핀스트라 교수께 깊이 감사드린다. 한은에서 함께 경제 문제를 고민하며 일한 분들, 그리고 논문을 공동으로 집필한 공저자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저를 위해 헌신을 아끼지 않은 아내, 아들과 딸, 그리고 제가 학문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주신 부모님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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