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내 최신 하이 NA EUV(모델명 트윈 스캔 EXE:5200B)를 한 대 들여온 뒤 내년 상반기 한 대 더 도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용 하이 NA EUV 장비만 경기 화성캠퍼스에 설치했을 뿐 ‘제품 양산용’으로 하이 NA EUV 장비를 구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3월 연구개발(R&D)용으로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한 삼성전자가 양산용 제품을 주문했다는 건 공정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파운드리 경쟁사 TSMC는 R&D용 하이 NA EUV는 쓰고 있지만 양산용 장비는 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용 장비를 도입한 곳은 인텔과 SK하이닉스뿐이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회로를 정밀하게 그려 저전력·고성능 칩을 제조하는 ‘초미세 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 회로를 정밀하게 그릴수록 웨이퍼 한 장당 더 많은 칩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력 효율도 높아진다. 칩 회로는 노광장비가 렌즈에 모은 빛을 웨이퍼에 쏘는 식으로 그린다. EUV 장비는 빛의 파장이 13.5나노미터(㎚·1㎚는 1억분의 1m)로, 193㎚ 파장을 활용하는 기존 심자외선(DUV) 장비보다 미세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하이 NA EUV를 파운드리 승부처인 2㎚ 이하 공정에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을 2㎚ 공정에서 생산 중이다. 2027년께 본격 생산하는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 D램 등 고성능·저전력 차세대 D램 개발·양산에도 활용한다.
업계에선 선제적인 하이 NA EUV 투자를 두고 ‘삼성전자가 기술력 회복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1~2년간 반도체 설비 및 시설 투자에 신중하던 삼성이 본격적으로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는 의미다. 삼성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개발과 관련해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혔고, 동작 속도(초당 11Gb) 등에선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HBM4보다 한 세대 뒤 제품인 HBM4E와 관련해 “핀당 동작 속도를 초당 13Gb로 하겠다”고 계획을 공개했다.
황정수/김채연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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