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와 교육부의 통제를 받지 않으면서 무소불위 (권한을 행사하는) 일부 재단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사학법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4일 교육부 국정감사가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 사립대 법인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김영호 교육위원장이 이렇게 말했다. 이날 보도된 2025 INUE·한국경제신문 대학법인평가 결과를 언급하면서다. 김 위원장이 이에 대한 교육부 의견을 묻자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동의한다. 사립대 지원에 국민 세금이 쓰이는 만큼 투명한 집행이 전제돼야 한다”며 “사립대도 (법인평가를 포함한) 여러 가지 요소를 반영해 재정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학법인 관련 정보는 거의 공개되지 않아 베일에 싸여 있지만, 법인들은 대학 재정 지원과 총장 선임 등의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학령인구 급감에 등록금 규제까지 맞물려 대학의 재정 상태가 열악해진 상황에서 사립대들은 국가장학금과 정부 재정 지원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세금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법인의 대학 재정 지원이 전무하거나 총장 선임 과정의 비민주성 논란 등으로 학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대학법인평가는 사립대 비중이 80%에 달하는 상황에서 한국 고등교육이 발전하려면 법인에 대해 객관적 평가와 분석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이날 국감에서 세종대 국민대 홍익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공계 연구 중심 대학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세종대는 대학평가에서 8위를 차지했지만 이 대학을 운영하는 대양학원은 법인평가에서 37위에 그쳐 큰 격차를 보였다. 산학협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국민대는 대학평가에서 29위에 올랐지만 법인평가 순위는 55위였다.
김 위원장은 “비리 사학 문제가 끊임없이 터지는 이유는 학교법인을 아무도 견제하지 않고 감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사학법인 평가 진행, 투명한 회계 공개, 평가에 기반한 재정 지원 등을 담은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법인의 민주적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친인척 위주 이사회 구성에서 벗어나 학교 구성원인 교수와 학생들이 법인 이사로 참여하는 방안 등에 대한 입법도 검토할 예정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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