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전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1970년대 산업구조 전환을 추진한 한국과 브라질의 산업정책을 분석했다. IMF는 “박정희 대통령 주도로 민간 대기업 중심의 수출 주도형 모델을 추진한 한국의 정책이 국영기업 주도의 수입산업 대체화에 나선 브라질보다 전반적으로 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1973~1979년 한국의 제조업 부가가치는 매년 15~22%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10%였다. 반면 브라질의 제조업 부가가치 증가율은 6~14%, GDP 증가율은 4~8%에 그쳤다.
IMF는 현대화와 장기 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철강 비철금속 운송장비 기계 전자 석유화학 등 핵심 산업을 집중 지원한 한국의 산업 정책을 성공의 주된 비결로 평가했다. 대기업 집단이 산업화 전략을 수행하는 주체로 나선 결과 목표 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높아졌고 다른 부문으로의 파급 효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 주도형 전략이 대기업의 세계 시장 접근을 높여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게 했다고 분석했다. ‘현장 학습’을 중시한 정책 설계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장에서 외국 기술을 흡수하고 국내 기술 역량을 축적하기 위해 대기업들이 관리자보다 기술자를 우대하고 생산 현장을 중시했다는 설명이다.
산업정책을 제도화한 것 역시 높이 평가했다. IMF는 “고위 관료가 주재하고 학계·금융·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월례 수출진흥회의를 통해 감시·평가가 이뤄졌다”며 “수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기업은 정부 지원을 잃을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한 ‘지원 기준’이 아니라 ‘일몰 조항’의 기능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IMF는 이 과정에서 대기업과 수출에 치중한 산업정책이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밝혔다.
반면 브라질은 국영기업이 산업정책 수행을 주도하다 보니 민간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같은 제도적인 감독체계와 안전장치도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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