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사흘간 로봇 도시로 변했다. ‘2025 서울AI로봇쇼’에 6만 명이 몰리고 73개 기업·연구기관이 신기술을 선보였다. 현장에선 VC·AC와 59건 밋업이 성사되며 투자 연계 성과도 나왔다.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AI로봇쇼(ON MY SIDE, ROBOT)’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사흘간 누적 관람객 6만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국내외 73개 유망 로봇기업과 연구기관이 AI·휴머노이드·자율주행·스마트제조 등 혁신기술을 공개했다. 현장에 마련된 투자 네트워킹에선 주요 로봇펀드 운용사와 59건의 밋업 상담이 진행됐다.
행사 핵심 프로그램도 뜨거웠다. ‘로봇전문가 포럼’에는 데니스 홍 UCLA 교수, 김상배 MIT 교수, 공경철 KAIST 교수 겸 엔젤로보틱스 의장, 김익재 KIST AI·로봇연구소 소장, 최리군 현대차 로보틱스랩 상무 등이 참여해 로봇 친화 도시 전략과 산업 전환을 논의했다. 포럼에는 전문가와 학생·시민 등 254명이 참석했다.
‘극한로봇 경진대회’에는 9개 대학 10개 팀 72명이 출전해 재난·산업 현장 임무를 가정한 4단계 미션(주행·탐색·식별·구조)을 수행했다. 광운대 ‘로빛(RO:BIT)’이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가천대·충남대 등 상위 5개 팀이 수상대에 올랐다. 국제로봇스포츠연맹(FIRA)과 대한로봇스포츠협회가 주관한 ‘휴머노이드 로봇 스포츠대회’는 양궁·역도·비석치기·스프린트 경기를 선보였다. 대만 NKUST·TKU, 한국 PCB 팀이 리그별 종합 우승을 가져갔다.
행사장 중앙에는 휴머노이드 ‘소피아(Sophia)’가 시민과 대화를 나누며 실시간 언어 인식과 감정 표현을 시연했다. ‘로봇세계관’ 전시에서는 1980년대 산업용 로봇부터 최신 서비스 로봇까지 발전사를 미디어아트와 실물 전시로 풀어냈다. ‘극한 로봇관’에는 무인탐사연구소의 달 탐사 로봇 ‘로버’와 포스텍 해저 탐사로봇 ‘사이클롭스’가 전시됐다.
투자와 산업 협력도 진전됐다. 서울형 R&D 및 약자기업 26개사가 JB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인포뱅크 등과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시민이 직접 뽑는 ‘SLW 시민혁신상’에서는 나우로보틱스 등 2개사가 기술 혁신기업으로 선정됐다.
현장에서는 웨어러블 로봇 체험, 사족보행 로봇 경주, 로봇과의 오목 대결, 예술가 로봇 초상화 등 8종의 체험형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일반인과 크리에이터·방송인이 함께 벌인 퍼포먼스는 로봇이 인간의 신체 능력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보여줬다. 가족 단위 관람객 비중이 높았고, ‘엔터테크’ 형태의 콘텐츠가 시민 친화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SBA는 이번 행사를 통해 기술 전시와 네트워킹, 실증형 경진대회, 시민 체험을 한 무대에 묶어 산업과 수요를 동시에 견인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김현우 SBA 대표이사는 “시민·학계·산업계·투자사가 한데 모여 로봇과 공존할 미래를 그렸다”며 “로봇 친화 도시 서울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