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공연장 부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공연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대형 공연장 부족 사태와 관련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영국 웸블리 축구장에서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특수 매트를 상암경기장에서 사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답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현재 서울에서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그간 가수 임영웅, 아이유, 그룹 세븐틴 등의 콘서트가 이곳에서 열렸으나, 잔디 훼손 문제로 대관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관 승인이 나더라도,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새로운 좌석 배치를 고려하는 등 가수 측에서 다른 장소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프리미어리그가 열리는 웸블리 축구장에서 활용 중인 고성능 잔디 보호 매트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웸블리는 축구 경기 외에도 대규모 콘서트가 열리는 상징적인 장소로 팝스타들에게 '꿈의 무대'로 꼽힌다. K팝 그룹 중에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웸블리 무대에 섰다.
최 장관은 "특수매트를 문체부가 서울시에 임대해 상암경기장에서 쓸 수 있게 하겠다"며 "상암경기장을 이른 시일 내에 공연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테스트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웸블리 스타디움은 특수 매트를 활용해 공연이 가능하다"며 "축구의 성지이면서도 BTS와 블랙핑크가 공연할 정도로 팝의 성지이기도 하다. 상암경기장 역시 이 시스템을 도입해 축구와 공연 모두 가능한 복합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관 확대를 위해 잔디 복구 비용, 음향·조명 설비 등 공연을 위한 서울월드컵경기장 시설 개선 예산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달 서울시와 대관 확대 방향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21억원의 신규 예산 증액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027년 서울아레나를 비롯해 청라돔(2028년), 고양 K-컬처밸리(2029년), 잠실돔(2032년) 등 전문 공연장 및 체육시설이 차질 없이 개관하도록 지원 방안을 찾을 방침이다. 수도권에 4만~5만석 규모 아레나급 공연장을 새로 건립하기 위해 내년에 관련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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