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섬유증 진단을 받고 사실상 사망 진단을 받았던 가수 겸 뮤지컬 제작자 유열이 건강을 회복한 근황을 전했다.
15일 '새롭게하소서 CBS' 채널에는 9년간 폐섬유증으로 투병했던 유열 편 영상이 게재됐다.
유열은 "3년 전부터 방송 출연 요청을 받았는데 지난해 고비를 넘겼고 이제 건강해져서 방송 출연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감사해했다.
그는 "투명 중 일과 방송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더 알고 싶은 생각이 들어 칼빈대 신학대학원에 들어갔고 무사히 졸업했다"면서 "현재 지금 다니는 침례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열은 "9년 전 건강검진을 했는데 폐에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폐섬유증인지 뭔지 모르니 지켜보자고 추적 검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후 2019년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있었다. 그때 갑자기 열이 40까지 올라 병원에 실려 갔는데 급성 폐렴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폐 조직검사를 통해 폐섬유증 진단을 받았다.
이어 "당시 의료진은 5~6년 안에 더 나빠질 텐데 회복되는 약은 없고 늦추는 약은 있다"면서 "꾸준히 운동하고 좋은 공기 마시라고 해서 크게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유열은 "작년 독감에 걸리고 말았다. 상태가 안 좋아지더니 폐에 구멍이 뚫리는 기흉까지 왔다"면서 "폐에 구멍을 꽂는 시술을 해야 했는데, 내 몸이 너무 약해 마취를 할 수 없다더라. 마취 없이 시술받았는데 이상하게 (통증이) 참아지더라"라고 떠올렸다. 하지만 시술 후에도 상태는 악화했고 담당 주치의가 해외 학회 일정으로 2주간 자리를 비우는 상황까지 생겼다고. 주치의는 유열 아내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 연명 치료는 하실 거냐"고까지 물었다고.
유열의 당시 몸무게는 41kg까지 빠져 검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체력을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였다. 몇 번의 고비를 넘긴 유열은 드디어 기적적으로 건강한 폐를 기증받았고 재활 치료도 받았다.
유열은 지난해 10월 말 퇴원할 수 있었으며 "사실 유언장을 썼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수술 후에도 부정맥으로 인해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 갑자기 그때(죽음)가 온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 몰래 썼다"면서 "무슨 일이 있으면 아내에게 전해달라고 교수님에게 부탁했다. 나중에 그 교수님이 유언장을 돌려주며 '아내가 아닌 유열님에게 돌려주게 돼 기쁘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유열은 지난 8월 방송된 KBS '다큐 3일' 안동역 편에 내레이션으로 참여하며 공식적인 활동에도 나섰다.
폐섬유증은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호흡이 어려워지는 난치성 질환이다. 신체 주요 장기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을 감소시킴으로써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문제는 그 원인이 딱히 알려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제가 현재로선 없다는 것이다. 생존율은 진단 후 평균 3~5년으로 짧은 편이며, 5년 생존율은 40%에 못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은 가래 없는 마른기침이 몇 주 이상 지속되고, 좀 더 진행되면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차서 호흡곤란이 온다. 처음에는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점차 평지를 걸어도 숨이 가쁘고 피로감을 호소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말기에는 산소 공급을 지속해서 받아야 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한다.
특히 특발성 폐섬유증은 초기 증상이 감기, 천식, 만성기관지염 등 흔한 호흡기 질환과 비슷해 간과하기 쉽다. 이미 손상된 폐 병변은 회복되지 않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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