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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가상자산 ‘게임 체인저’ 노린다

입력 2025-11-03 06:02   수정 2025-11-10 08:12

[종목 집중탐구]



두나무와 합병 소식에 네이버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9월 초 21만 원이었던 네이버 주가는 합병 소식이 전해진 이후 27만9500원까지 치솟았다. 한 달 새 33% 오른 것이다. 시가총액은 40조 원을 돌파했다. 두나무 주가도 장외시장에서 한때 17% 급등하며 연중 최고가(40만5000원)를 경신했다. 플랫폼과 디지털자산 기업의 결합이라는 상징성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두나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대규모 신주를 발행해 기존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전량과 교환하기로 했다. 양 사 기업 가치를 감안하면 약 20조 원 규모의 ‘빅딜’이다.

20조 원대 ‘빅딜’에 업계 주목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 가치는 4조7000억 원, 두나무는 약 14조 원으로 평가됐다. 이를 반영한 교환 비율은 약 1대3 수준이다. 주당 가치 기준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 주식 1주에 대해 신주 2.4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식 교환 비율과 기업 가치 산정을 놓고 두나무,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 등 주요 주주 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특히 두나무 주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합병을 위해서는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지분율 25.5%)과 김형년 부회장(13.1%) 등 경영진 지분은 총 38.6%로, 나머지 약 27%의 우군을 확보해야 한다.

두나무 측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6%), 우리기술투자(7.2%), 한화투자증권(5.9%) 등 주요 주주를 설득한 뒤, 소액주주 설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기술투자는 2015년 두나무 지분 7.59%를 약 56억 원에,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자기자본을 투입해 전량을 583억 원에 매입했다. 현재 이들 지분 가치는 각각 약 1조 원, 8319억 원에 달한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 합병하면 막대한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9월 말 우리기술투자와 한화투자증권의 주가는 10% 이상 급등했다.

두나무는 독자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네이버와 시너지를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상장에 재도전하겠다는 전략을 주주들에게 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2대 주주인 미래에셋그룹은 이번 합병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 가치가 과소평가 됐다는 주장이다. 미래에셋은 2019년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 원을 투자하며 기업 가치를 2조7000억 원으로 평가했다. 이후 NH투자증권은 이를 13조 원으로 평가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양 사 모두 비상장사인 만큼, 합병 시 객관적인 기업 가치 산정이 필요하다”며 “두나무의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약 75%(전환우선주 포함)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만큼, 미래에셋이 반대하더라도 주총 특별결의 요건은 충족할 수 있다.



가상자산 사업의 ‘게임 체인저’ 될까

합병까지는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전통 금융사가 아니어서 ‘금산분리’ 원칙의 직접 적용은 받지 않지만, 2017년 가상자산 규제 이후 사실상 '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을 전통 금융사로 볼 수 있을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두나무의 최근 매출, 순이익, 순자산 등이 네이버보다 3~10배 크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합병 비율 산정이 어렵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양 사의 결합을 ‘실물경제와 디지털경제를 잇는 강력한 컨소시엄’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대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비상장주식 거래, 글로벌 송금 등 디지털금융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경우, 국내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양 사는 주식 교환 외에도 스테이블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디지털자산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2024년 기준 온라인 커머스 거래액 50조 원, 네이버페이 결제액 72조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스토어, 커머스, 결제를 아우르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체 불가능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한 상태다.

지난해 베타 출시한 ‘N페이 월렛’은 대체불가토큰(NFT)과 웹3 기반 금융 서비스까지 지원하며, 결제 단말기 ‘커넥트’도 베타 운영 중이다. 향후 코인 지갑과 연동한 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할 전망이다.

두나무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국내 1위, 글로벌 4위 암호화폐 거래소다. 국내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액(연 57조 원)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블록체인 ‘기와’와 지갑 서비스 ‘기와월렛’을 출시하며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도 나섰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실물경제의 네이버와 디지털경제의 두나무가 손잡을 경우, 스테이블코인 유통을 넘어 디지털자산, 부동산 토큰화(RWA), 증권형토큰(STO) 등 신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네이버 기업 가치 재평가 기대감

증권가는 이번 합병이 저평가됐던 네이버가 성장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검색 확산에 따른 검색 매출 둔화, 쿠팡과 점유율 격차, AI 사업의 수익성 부재 등으로 2026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8배 수준에 그쳤다.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며 외국인 지분율은 창사 이래 최저인 40%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가상자산 사업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는 분야에 진출하게 되면 리레이팅 가능성도 커진다. 현재 서클은 주가수익비율(PER) 140배, 코인베이스는 PER 70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네이버의 목표 PER을 20배에서 30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30만~40만 원대로 높이고 있다. 2027년 이후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통한 추정 이자 수익, AI와 가상자산의 융합으로 창출되는 신규 수익 기반이 반영된 결과다.

네이버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3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3조443억 원, 영업이익은 7.2% 늘어난 5630억 원으로 예상된다. 광고 매출은 1조3682억 원(+8.4%), 중개 및 판매 매출은 5452억 원(+36.3%)으로 추정된다. 스마트스토어 수수료 인상 효과가 온기 반영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19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AI,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을 ‘3대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11월 개발자 행사(DAN)에서 ‘AI 탭’을 공개하고, 연내 쇼핑 AI 에이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에는 검색·금융 분야까지 확대해 통합형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개인화된 데이터와 광고·커머스 인프라를 결합해 국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와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 본업의 안정성과 신사업 확장성 모두를 갖춘 종목”이라며 “단기 조정 시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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