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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진 통계실의 카나리아

입력 2025-10-16 17:19   수정 2025-10-17 00:1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의 긴 연휴 첫날이던 지난 3일.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의 9월 고용지표를 기다렸으나 조용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각 부처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시장은 순식간에 ‘데이터 블랙아웃’에 빠졌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정부 데이터센터 화재로 KOSIS 등 국가통계포털 서비스가 중단됐다. 국가 차원의 통계 인프라마저 언제든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은 ‘대안 데이터’의 필요성을 일깨워줬다.

새삼 주목받은 건 실시간 경제 추정 기법인 나우캐스팅(nowcasting)이다. 나우캐스팅은 공식 통계가 발표되기 전 신용카드 결제, 구인공고, 부동산 거래, 검색, 뉴스 등 고빈도 정보를 결합해 ‘경제의 현재’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미 중앙은행(Fed)은 전통 통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용시장을 볼 때 정부의 구인·이직 보고서(JOLTs)뿐 아니라 채용 플랫폼 인디드의 구인공고 건수를 함께 분석하는 식이다. 물가를 예측할 때는 질로임대료지수를 참고한다. 이를 통해 클리블랜드연방은행은 매일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트를 공개한다. 민간 데이터는 공식 통계의 후행적 성격을 보완하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용카드 결제, 인터넷 검색, 뉴스 데이터를 결합해 소비 동향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인플레이션 전망 모형도 개발했다. 과거 1개월 또는 한 분기 뒤에야 확인하던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정해 정책 판단에 반영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공식 전망에 활용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접근법은 중앙은행만의 영역이 아니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도 나우캐스팅 시스템을 일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고용지표가 없던 3일 JP모간은 ADP, 인디드, 챌린저, 리벨리오 같은 민간기업 정보를 종합해 미국의 ‘고용 둔화’를 진단했다. 공식 통계가 지연되더라도 시장 참여자들이 시장 온도를 읽게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번 데이터 공백 사태는 또 다른 측면에서 데이터 의존성을 돌아보게 했다. 경제의 현재를 스스로 읽어내는 역량이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홍세화 한경에이셀 리서치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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