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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가격이 랠리를 펼치고 있다. 채권시장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 선까지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해 연 3%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관세전쟁을 본격화했을 때만 해도 연 4.5%를 뚫으며 ‘국채 발작’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2주 넘게 장기화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국채 금리 급락

15일(미 동부시간) 오후 9시30분 기준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026%를 기록했다. 한때 연 4.017%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전날보다 28bp(0.028%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국채 금리는 연중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선 셧다운 장기화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도 셧다운 장기화는 장기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8년 한 달 넘게 이어진 셧다운 당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약 0.5%포인트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당시 채권 랠리(금리 하락)는 셧다운이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던 시점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Fed는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술주 거품론이 커지는 가운데 미·중 갈등이 부각되는 점도 국채 금리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미·중 갈등으로 빅테크 주가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친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스티븐 마이런 Fed 이사는 이날 “그동안 미·중 무역 긴장 완화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해 성장의 일부 측면에 낙관적이었지만, 최근 중국이 합의를 어기면서 잠재적이지만 새로운 불확실성이 다시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통화정책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고, 이는 경제를 충격에 매우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런 이사는 앞서 연말 기준금리를 연 2.75~3.0% 수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는 현 수준 대비 연내 1.2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상한 것이다.
◇‘10년 만기 금리 연 3%대’ 베팅 늘어
노동시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Fed의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 발표로 시장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Fed는 이날 공개한 베이지북에서 “최근 몇 주간 고용 수준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지만, 전반적인 노동 수요는 억제된 상태를 보였다”고 평가했다.채권 트레이더들은 최근 옵션 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 하락에 수천만달러 규모의 베팅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채 옵션 시장에서는 10년 만기 금리가 연 4% 밑으로 떨어지는 시나리오를 겨냥한 12월 만기 콜옵션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10년 만기 금리가 연 3.95%까지 하락할 것에 베팅하는 계약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하루 거래량이 10만 계약(약 5000만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는 최근 고객들에게 현재 금리를 “높은 금리”라고 표현하며 추가 금리 하락을 예상했다. JP모간자산운용, TD증권 등도 투자자 자금이 단기채에서 장기채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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