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최고의 미술 입문서로 자리매김한 <나의 친절한 미술책>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페런 깁슨, 어맨다 렌쇼, 길다 윌리엄스 등 저자 세 사람은 책을 통해 시대와 정체성, 민족과 지역을 넘어선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 미술 작품이 지닌 예술적 본질을 전한다.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 60명과 이들의 작품 100여 점을 담은 이 책은 중세 미술부터 현대 미술까지 다룬다. 시간은 물론 장르마저 가로지르며 과감하게 주요 작품을 선별해 냈다.
책은 작품마다 질문을 건넨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대형 거미 설치물의 사진 밑에 “이 거미는 루이스 부르주아가 너무도 사랑한 사람을 나타낸다. 그는 누구일까?”라고 독자의 호기심을 건드린다. 궁금증에 글을 읽다 보면 거미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어머니 형상이라는 걸 알게 된다.
또한 책은 작가의 삶과 시대적 배경, 작품의 기법과 상징을 연결해 작품의 탄생과 그 맥락까지 보여준다. 예를 들면 굴곡진 삶을 산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돌봤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 동물이 반복적으로 드러났다는 것. 이처럼 작품의 요소와 각각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텍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미술 감상은 보는 차원을 넘어 작가를 이해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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