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서울 용산구)이 개관 80년 만에 연간 500만 관객 시대를 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중박)은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총 501만6382명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관람객 수(295만5789명)와 비교하면 69.7% 증가했다. 국중박의 연간 관람객이 500만명대를 기록한 건 1945년 개관(당시 명칭은 국립박물관) 이래 처음이다.
이 같은 숫자는 전 세계 박물관·미술관 상위 5위로 영국에 본부를 둔 미술 매체 '아트 뉴스페이퍼'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873만7050명), 바티칸 박물관(682만5436명), 영국박물관(647만9952명),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572만7258명) 등 4개 기관이 500만 이상을 기록했다. 국중박 월별 관람 추이로 볼 때 연말까지 누적 6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외국인 관람객도 지난 15일까지 18만5705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다였던 2024년(19만8085명)을 넘어 처음으로 연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폭발적인 인기로 K컬처의 뿌리인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참여형 체험을 넓힌 '2025 국중박 분장놀이', 공연예술축제 '박물관 문화향연' 등 부대행사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다.
이로써 2005년 국중박이 용산으로 이전한 이래 누적 관람객 수도 6300만 명을 넘어섰다(15일까지 6304만 2899명). 박물관 측은 "전시 공간의 새 단장, 감각적 콘텐츠 개발,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 확대 등 다방면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중박 외에 소속 지역박물관 관람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13개 소속박물관 관람객 수는 15일까지 627만98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1만5939명)에 비해 약 10% 증가했다. 국립경주박물관 관람객 수가 134만9003명으로 가장 많고 부여(76만8994명), 공주(68만4377명), 대구(60만926명) 등이 뒤를 이었다. 국중박과 소속 국립박물관 13곳을 합친 총관람객 수는 1129만6254명으로 프로야구 연간 누적 관중 수(10월 4일 기준 1231만2519명)에 육박하며 연말까진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K-컬처의 확산과 함께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규모가 프로야구 관중 수준에 이를 만큼 확대됐다"며 "전시 콘텐츠 확장과 관람 환경 개선, 문화유산 보존·관리 기능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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